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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 "판권 판매금 자산 처리는 적법"...금감원 분식회계 지적 반박

중앙일보

입력

인천 연수구의 셀트리온 1공장 전경.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분식회계 감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중앙포토]

인천 연수구의 셀트리온 1공장 전경.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분식회계 감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중앙포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감리 착수에 대해 “정당한 회계처리”라며 반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기업회계 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며 “국내 거래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보단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판권을 셀트리온에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 생산하는 셀트리온의 계열사다. 이 회사는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의약품의 마케팅과 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어 "전 세계에서 바이오의약품 독점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이런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형자산인 판권 매각을 매출로 회계처리한 건 부적절하다"는 금감원의 지적에 반박한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회계처리가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2018년 이사회 승인을 통해 셀트리온에 당사가 보유한 국내 판매권에 대한 양도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 검토를 거쳐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금감원의 소명 요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1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내놓은 입장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업회계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1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내놓은 입장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업회계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과 금감원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금감원은 올해 테마감리 주제로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선정해 지난해 연말 발표했다. 그러자 시장에선 금감원이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주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테마 감리 대상으로 특정 기업을 지정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어 금감원은 지난 9월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이 시작된 경우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감독지침을 내놨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중순 금감원 지침을 기반으로 2017년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공시했다. 이 회사의 2017년 말 자기자본(연결기준)은 2조5715억원에서 2조4319억원으로 1396억원이 줄었다.

바이오 업계는 긴장한 모습이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에 성공한 셀트리온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도 크다. 시가총액 10조원이 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총 기준으로 코스닥 1위 기업이다. 셀트리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상장사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논란을 시작으로 올해 바이오업계에선 회계처리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더해 셀트리온 회계처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이오 업계 전반이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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