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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홈파티…토마토가 있는 양고기 스테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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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양고기는 처음부터 익숙한 메뉴는 아니었다. 호텔의 양식당이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에 특별 메뉴로 가끔 올랐을 뿐. 그러다 10여년 전 좁은 골목 허름한 식당의 구이판으로 자리를 옮기며 양꼬치구이로 대중화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는 숯불구이 화로에 양갈비를 구워 먹는 일본 북해도식 양갈비 구이집이 인기를 끌면서 양고기의 인기는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식 훠궈 전문점과 인도 커리 전문점에서 각각 샤브샤브나 커리·구이용으로 양고기를 사용하면서 더욱 친숙해졌다.
양고기의 인기는 지난 10월 공개된 레스토랑 가이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9’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남동에 자리한 삿포로식 양갈비 전문점 ‘교양식사’가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맛집을 뜻하는 '빕 구르망'에 선정된 것. 한국의 양고기 수입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양고기의 다수를 차지하는 호주산의 수입량만 봐도 알 수 있다. 호주농림수산부에 따르면 호주산 양고기의 한국 수출량은 2013년 4167톤에서 2017년 1만4196톤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양꼬치와 양갈비로 대중화에 성공한 양고기는 최근들어 집밥 메뉴로도 인기다. 홈파티용 양갈비구이에는 대파·토마토 등을 함께 구워내면 좋다. [사진 마켓컬리]

양꼬치와 양갈비로 대중화에 성공한 양고기는 최근들어 집밥 메뉴로도 인기다. 홈파티용 양갈비구이에는 대파·토마토 등을 함께 구워내면 좋다. [사진 마켓컬리]

대형마트·온라인몰서도 판매 

 먹기 좋게 자른 양 어깨살을 향신료로 양념한 후 꼬치에 끼워 구운 양꼬치. [사진 마켓컬리]

먹기 좋게 자른 양 어깨살을 향신료로 양념한 후 꼬치에 끼워 구운 양꼬치. [사진 마켓컬리]

양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젠 전문 식당뿐 아니라 집에서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도 양고기를 쉽게 살 수 있다. 롯데마트는 2014년부터 일부 점포에서 1년 미만의 호주산 양갈비를 비롯해 플랩(양의 가슴과 뱃살 사이 부위)·목심(목뼈를 감싸고 있는 부위)을 판매하고 있다. 최용석 롯데마트 축산 MD는 “전체 축산 매출을 놓고 보면 양고기 비중이 아직 적지만 양꼬치·양갈비·샤브샤브 등을 파는 식당이 늘고 중국 등 외국 여행을 다녀오는 고객이 늘면서 양고기를 접해 본 빈도가 많아졌고 양고기 매출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도 2016년부터 양갈비를 판매 중이다. 프리미엄 신선식품 온라인몰 마켓컬리도 양고기를 판매 중인데 올해 11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양갈비 60%, 기타 부위는 56% 증가했다. 램스토리·후레쉬램 등 양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양고기 전문 온라인 쇼핑몰도 있다. 직장인 김재연(37)씨는 “양고기는 식감이 부드러워 구이나 커리뿐 아니라 불고기로 먹기에도 좋아 종종 사다 먹는다”고 말했다.

마늘·로즈마리 버무리면 냄새 끝 #식감 부드럽고 영양소도 풍부해 #양꼬치·양갈비구이 전문점 인기 #가정 수요 늘면서 수입량도 증가

냄새 나지 않고 부드러운 램 인기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램이라고 하는데 양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럽다. [사진 호주축산공사]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램이라고 하는데 양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럽다. [사진 호주축산공사]

양고기가 대중화에 성공한 비결은 냄새다. 사실 양고기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 식당이나 마트에서 파는 양고기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양은 영어로 램(lamb) 또는 머튼(mutton)으로 표기하는데 램은 12개월 미만의 양, 머튼은 1년 6개월 정도의 나이든 양을 뜻한다. 양은 나이 들수록 특유의 노린내가 강해지는 반면 램은 노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도 연하고 부드럽다. 올해 10월 기준 국내에서 유통되는 양고기의 95%가 호주산인데 이 중 90%가 램이다.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고혁상 지사장은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12개월 이하의 램 수입이 늘면서 양고기에 대한 선입견이 줄고 해외방문이나 SNS 등을 통해 양고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양고기를 소비하는 층이 확대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식감이 부드러워 어린아이나 어르신이 먹기 좋은 양고기는 건강에도 좋다. 다른 육류에 비해 흡수가 용이한 철분·아연·비타민B12·오메가3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 실제로 양고기는 중동과 중국 등지에서 예부터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특별한 홈파티 완성해주는 양고기 스테이크 

양갈비 스테이크는 다진 마늘과 로즈마리를 넣어 잘 버무린 후 달군 팬에 앞뒤면을 순서대로 익혀주면 된다. [사진 마켓컬리]

양갈비 스테이크는 다진 마늘과 로즈마리를 넣어 잘 버무린 후 달군 팬에 앞뒤면을 순서대로 익혀주면 된다. [사진 마켓컬리]

연말을 맞아 홈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양고기가 어떨까. 자주 접하는 소·돼지고기보다 접하는 빈도가 낮다 보니 특별한 식사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양고기를 구워내는 '양고기 스테이크'다. 구이용으로는 다리살·어깨살·갈빗살이 적당하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걱정이라면 마늘이나 로즈마리를 미리 준비한다. JW메리어트 서울 더 마고 그릴의 송창근 셰프는 “요리용 양고기를 미리 얇게 저미거나 다진 마늘과 로즈마리를 넣어 잘 버무려두면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에 양고기를 구울 땐 충분히 달궈줘야 한다. 송 셰프는 “연기가 날 정도로 센 불로 팬을 달군 후 올리브오일 또는 버터를 넣고 고기를 올려 양고기의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로 굽다가 이를 뒤집어 반대쪽도 구워주라”고 조언했다. 양고기구이 옆에 볶은 마늘과 말린 방울토마토를 함께 내면 양고기와 잘 어울린다. 볶은 마늘은 아린 맛을 없애는 게 중요한데 물에 우유를 섞은 후 마늘을 넣어 데친 후 올리브 오일에 넣어 볶아주면 된다. 방울토마토는 말리면 꼬들꼬들한 식감이 나서 양고기와 특히 잘 어울린다. 이외에도 당근·그린빈스·대파·아스파라거스 같이 식감이 좋은 채소를 구워 함께 곁들여도 좋다. 소스는 톡 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나 양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줄 머스터드나 상큼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민트 젤리가 잘 어울린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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