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순방 직후 첫 공식 행사에서 '포용국가'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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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7일 “우리는 자랑스러운 수출의 성과를 함께 잘사는 포용적 성장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수출 확대가 좋은 일자리의 확대로 이어져야 하며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뇌출혈로 쓰러진 기재부 서기관 병문안도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포용 국가 비전을 강조했다. 해외순방을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이후 첫 공식 행사였다. 문 대통령은 “낙수효과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수출이 늘고, 기업의 수익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한 경제를 기반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루어야 수출과 성장의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올 한해 근로자 가구의 소득과 삶을 향상시켰지만,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다는 문제들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보완책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고, 최저임금의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에 이르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지난 6일 타결 직전까지 갔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노동계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성급하게 자기 것만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노동자,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에게(오른쪽) 90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불을 달성할 전망이고,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2000불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국의 보호무역과 통상 분쟁으로 세계 자유무역 기조가 위협받고 있고, 우리의 수출은 여전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며 “국가 간에 서로 도움이 되는 수출ㆍ투자분야를 개척하여 포용적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출 1조 불 시대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기획재정부 서기관을 병문안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 기재부 서기관 병문안= 문 대통령은 이날 무역의 날 행사를 마치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지난 3일 예산안 심의 대기 중에 뇌출혈로 쓰러진 기획재정부 김모 서기관을 병문안했다. 문 대통령은 “새벽까지 국가예산 일을 하느라 애를 쓰다 이렇게 되니 대통령으로서 아주 아프고 안타깝다.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쉬고 새 출발한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며 응대했다. 문 대통령은 병실을 나서며 김 서기관 부인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싱가포르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하다 쓰러져 현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외교부 김은영 국장에게도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외교행낭을 통해 격려금을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