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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In&out맛] 밥상도 월드컵스럽게 본선 진출국 요리로 꾸미는 식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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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힐튼호텔 총주방장 박효남상무

6월 10일은 2006 독일 월드컵이 개막되는 월드컵의 날. 본선에 오른 32개국 축구 대표선수들이 지구촌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다음달 10일까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빌 것이다. 비록 우승을 다투는 경쟁의 장이지만 각 나라 선수들의 뜨거운 가슴으로 '지구는 하나'가 된다.

된장찌개 냄새를 풍기는 한국 선수, 소시지처럼 미끈한 독일 선수, 진짜 퐁듀 맛을 아는 스위스 선수, 매일 파스타를 먹는 이탈리아 선수도 경기장을 떠나선 다정한 이웃이 된다.

각 나라의 전통음식도 마찬가지. 입에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자주 접하다 보면 친근한 친구처럼 다가온다. 밀레니엄 힐튼호텔 총주방장 박효남 (사진) 상무가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의 음식 가운데 영양의 밸런스 등을 감안해 '월드컵 개막일엔 월드 메뉴로'란 주제로 아침부터 밤참까지 10일 하루 동안의 식탁을 제안했다.

글=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아침 결전의 날, 시작은 부담 없게 - 스위스 뮤슬리

스위스를 대표하는 음식하면 보통 퐁듀를 떠올리는데 뮤슬리도 우리나라 된장국만큼 유명한 스위스 음식이다. 일설에 의하면 뮤슬리는 스위스의 한 의과교수가 회복기의 환자에게 먹이기 위해 개발한 메뉴라고 한다. 오트밀(귀리)과 우유. 꿀.레몬즙.사과.건포도 등을 넣어 만든 이 음식은 일종의 발효식품. 영양이 풍부하고 저칼로리 식품이므로 세계인의 부담 없는 아침식사로 꼽힌다. 유명한 독일의 전 외무장관 피셔가 30㎏ 이상 감량을 할 때 뮤슬리를 아침식사로 꾸준히 먹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본고장 스위스 사람들은 점심 식사로도 즐겨 먹는다. 뮤슬리로 아침 입맛을 일깨웠다면 영국식 머핀에 사우디아라비아식 타볼레 샐러드를 올리고, 오렌지가 많은 토고의 오렌지주스까지 곁들여 마시면 완벽한 아침식사가 완성. 타볼레는 사우디아리비아는 물론 범중동권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사시사철 밥상에 올리는 샐러드의 일종이다.

스위스 뮤슬리

■재료= 오트밀 2컵, 우유 1컵, 꿀 1작은술, 사과 1/2개, 호두 1개, 플레인 요구르트 1컵

■만드는 법=우유에 오트밀을 담가서 하룻밤 정도 불린다. 다음날 아침 채를 썬 사과와 다진 호두를 꿀.요구르트와 함께 섞어 낸다.

점심 투우사의 열정으로 '대~한민국' - 스페인 파에야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국가들의 음식으로 차린 점심식단. 작열하는 태양과 푸른 바다, 투우와 플라멩코의 나라 스페인을 대표하는 밥 요리는 파에야. 지중해와 접해 있는 나라들의 음식의 특징은 원색적, 그리고 올리브랑 해산물을 이용해 건강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흔히 밥 요리는 한.중.일 삼국을 꼽지만 우리나라에서 해물탕을 먹은 뒤 그 국물에 볶아 먹는 밥과 유사한 것이 지중해 지방에도 존재한다. 바로 스페인의 파에야, 이태리의 리조토, 터키의 필라프가 바로 그것. 그중에서도 우리 식성에 맞아떨어지는 밥 요리는 단연 스페인식의 파에야다. 노란색 사프란의 색과 향기, 바닷가재.새우.홍합.중합 등 온갖 해산물, 백포도주를 머금은 촉촉한 밥알 등이 조화로운 맛을 낸다.

수프와 채소 요리는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구해 바로 만들 수 있는 폴란드식 버섯크림수프와 브라질식 살피카오 샐러드를 곁들였다. 부드러운 이태리식 티라미수 케이크나 에스프레소 커피로 마무리한다.

스페인식 파에야

■재료=쌀 120g, 육수(닭고기) 3컵, 새우(중) 4마리, 홍합 8개, 바지락 8개, 완두콩 10g, 토마토 100g, 닭다리살 1개분, 백포도주 1/2컵, 파프리카 1개, 사프란 1작은술, 올리브오일 60㎖

■만드는 법=닭다리살을 발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새우.홍합 등 해산물을 볶다가 백포도주를 넣는다. 닭다리살을 추가해 볶다가 쌀.육수.사프란을 넣은 뒤 뚜껑을 덮고 180도 오븐에서 10분 정도 익힌다. 둥글게 썬 파프리카와 토마토.완두콩을 추가로 올려 쌀이 익을 때까지 오븐에서 완전히 익힌다.

브라질식 닭가슴살 샐러드

■재료= 닭가슴살 1마리분, 슬라이스 햄 20g, 완두콩 20g, 당근 10g, 사과 30g, 마요네즈 50㎖, 가늘게 썬 감자튀김 80g

■만드는 법=닭가슴살을 삶아 잘게 뜯어 놓는다. 당근은 가늘게 채를 썰어 완두콩과 함께 뜨거운 물에 데친다. 사과도 가늘게 채 썬다. 마요네즈를 넣고 준비한 재료를 모두 섞고, 감자튀김을 얹어 낸다.

저녁 밤샘 응원 하려면 속 든든히 - 호주 스테이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맘때 가장 맛있게 먹는 음식이 된장찌개일 것이다. 구수한 된장의 맛과 향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힘의 원동력이 된다. 지구 반대편에서나마 우리 선수들에게 4000만 붉은 악마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된장찌개를 내세웠다. 또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도 강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본식 새우튀김, 그리고 고칼로리의 쇠고기 스테이크를 저녁 식단에 불러들였다. 일본의 최상품 쇠고기를 호주로 들여와 푸른 자연에서 사육한 호주산 와규다. 와규 스테이크는 매콤한 멕시코식 고추 초절임인 '할라피뇨'와 함께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 여기에 본격적인 응원전에 앞서 기분을 한껏 올리기 위해 프랑스산 적포도주를 한잔 곁들인다. 추천 포도주로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피노누아(pinot noir) 품종의 포도주와 론 지방의 시라(syrah) 품종 포도주다. 두 가지 모두 알코올 도수가 높아 기본적으로 쇠고기 스테이크와는 천생연분. 특히 부르고뉴 지역의 피노누아 포도주는 섬세한 맛과 산도가 충분해 김치와도 잘 어울린다. 론 지방 시라 포도주는 강한 향으로 된장찌개랑 먹어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야식 이겼다! 시원하게 축하주 한 잔 - 독일 맥주

개최국 독일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기 위해 독일을 대표하는 소시지와 맥주를 앞세웠다. 굴라슈(Gulyas) 수프는 동유럽권에서 광범위하게 애용되는 속풀이용 수프로 일명 '유럽의 육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한두 번은 접했을 것이다.

쇠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고 뻘겋게 푹 끊인 것인데 유럽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체코식 굴라슈 수프

■재료=쇠고기 200g, 베이컨 2장, 양파 1/2개, 분말파프리카 1작은술, 식초 1작은술,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 다진 마늘 1/2 작은술, 육수 500㎖, 감자 100g

■만드는 법=쇠고기는 2㎝ 크기로 깍뚝 썬다. 프라이팬에 베이컨을 볶다가 다진 양파.마늘을 넣고 볶는다. 파프리카 파우더를 넣고 쇠고기를 추가해 볶는다. 쇠고기 크기로 썬 감자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육수를 부어 푹 끓인 다음 먹기 전에 식초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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