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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에 시달리는 학생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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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봄과 더불어 새 학년과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초· 중· 고생 중 일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 증상을 포함한 여러 가지 정신적· 육체적 질환이 나타나기 쉬운 계절이 됐다.
특히 첫 취학한 아동의 경우 처음 부모 곁을 떠나 질서와 규제가 강요되는 학교생활의 환경 변화는 충격이 크게 마련.
국립 서울 정신병원 소아 정신과 곽영숙 과장은 『첫 취학 아동 에게 서 티크(TIC)증후군을 간혹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변화를 수용하기 어려운 나머지 불안과 초조감으로 몸의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경련성 증상이 일어 날수 있다는 것.
취학아동의 12∼24%에게서 이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눈 깜박거림 ▲몸 흔드는 버릇 ▲손톱을 물어뜯거나 빠는 버릇 ▲말더듬증 등이 포함되고 심한 경우 학교 가기 싫어하고 학교 공포증으로 발전한다는 것. 이럴 경우 신경 정신과 전문의와 상의, 해당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곽 과장은 『등교 때가 되면 까닭 없이 머리나 배가 아프고 구토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는 항상 어린이가 갖은 긴장감을 풀어 주고 언제든지 곁에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편 첫 중학생이 된 경우 전과목이 바뀜과 동시 육체적으로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
중앙대 의대 신경 정신과 이길홍 박사는 『인생의 두 번째 전환기며 이성에 대한 의식 및 정서 발달의 초기이므로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이 시기 교사로부터 소외 받고 급우들로부터 따돌림· 멸시를 받는 경우 ▲주의결손장애 ▲행동장애 ▲정신지체 ▲정신분열증 등이 생기기 쉬운 시기로 발병률도 높고 2∼3년 지속되기도 한다는 것.
또 우울증으로 인해 성장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의 분비가 저하되기도 한다. 따라서 증세에 따라 10일∼2주 정도의 입원 치료로 회복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가 급우들 사이에서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부모가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
이와는 달리 첫 고교생이 되는 경우 이른바 「입시병」이 시작되는 시기로 부모의 요구, 목표 도달에 대한 강박관념 등으로 정서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시험 때만 되면 극도의 불안감으로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정신이 몽롱해지며 이에 따른 신체적 증상으로 ▲내분비 호르몬의 대사 이상 ▲수면장애 ▲시력감퇴 ▲소화불량 ▲식욕부진 ▲두통 ▲변비 등을 꼽았다.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치료 방법은 페노티아진계나 벤조디아제파인 등의 약물 치료 효과와 전기요법의 물리적 치료법이 있으나 가정적 치료법이 가장 중요하다. 즉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녀를 인도할게 아니라 자녀가 원하는 방향에서 부모가 조언을 해야 한다는 것.
한편 봄철에는 육체적으로 여러 가지 질병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편식· 군것질 등으로 균형된 영양 섭취를 소홀히 하는 대신 에너지 소모가 많아질 경우 결핵 등 호흡기 질환· 급성간염 등에 걸릴 수 있다.
혈색이 창백해지거나 이유 없이 마르고 식욕이 줄거나 하면 내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혈색이 창백해지면 기생충 감염도 의심할 수 있으므로 구충제를 복용시켜야 한다.
또 공부를 한다고 너무 실내에서만 있으면 소화불량이나 비만증이 올 수 있으므로 옥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도록 한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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