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더 잘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e메일 주소와 똑같은 영문·숫자로 만들어진 포털사이트 다음 아이디(ID)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집에서 마지막으로 접속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 두 아이디의 소유주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렇게 아이디가 일치할 확률은 ‘101조분의 1’이라고 한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유주가 등록한 지메일 아이디인 ‘khk631000’와 정확히 일치하는 아이디가 다음에도 등록돼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아이디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의 고발로 경찰 수사가 막 시작되던 지난 4월 탈퇴 처리됐다.
한 통계 전문가는 “알파벳 소문자와 숫자로 구성된 9자리 아이디가 같게 나올 확률은 단순 계산했을 때 101조분의 1수준”이라고 이날 TV조선을 통해 밝혔다. 미국 복권 사상 역대 최대 당첨금인 16억 달러(약 1조8100억원)의 당첨금이 걸려있던 메가밀리언 복권 당첨 확률보다 30만배 높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가는 “아이디 생성의 조합 조건 등 다른 변수를 참작하더라도 매우 희박한 확률”이라고 말했다. ‘khk’까지는 모르되 6단위로 된 뒷부분 숫자까지 일치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다음 아이디’ 보도 직후 이 지사는 “정치는 국민이 한다.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김씨가 영문 이니셜로 ‘hk’가 아닌 ‘hg’를 주로 사용한다고 주장해왔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관계자는 “아이디 관련 보도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오보라고 관련 의혹을 부정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경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 이 지사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비슷한 시간 게시된 점 ▶‘혜경궁 김씨’와 김씨가 2016년 7월 16∼19일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점 등을 들어 ‘혜경궁 김씨’는 김씨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수사결과를 근거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9일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이 지사와 김씨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