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좌파정책 서민들 힘들게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7년 대선 승리위한 한나라당 세미나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07년 대선승리를 위한 한나라당 잃어버린10년,한나라당 꿈은 이루어지는가?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전영옥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있다.(서울=뉴시스)

"현 정부의 유사 좌파정책은 열린우리당과 함께 '행운을 잡은' 몇몇 사람을 제외한 모든 중산.서민층을 힘들게 했다."(숭실대 법과대 강경근 교수)

"대선정국에서 여당 패배가 확실해 보이면 선거에 임박해 야당 후보의 '유고 행위'를 비상식적으로 자행할 수 있다."(세종연구소 송대성 연구위원)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주최로 세미나가 열렸다. '잃어버린 10년. 한나라당 꿈은 이뤄지는가?'라는 주제를 놓고서다.

세미나에 앞서 배포된 발제문엔 격한 표현들이 가득했다. 지난 3년간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향후 대선정국을 전망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다. 읽는 이에 따라 강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첫 발제자인 숭실대 법대 강경근 교수는 발제문을 "5.31 지방선거 결과는 노무현 정권 3년 3개월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란 주장으로 시작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민주화 세력도 아니고 '노사모'도 아닌 그 밖의 국민이 가지고자 하는 소박한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자존심을 노무현 정권은 무시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현 정부가 도롱뇽, 코드, 촛불, 버블 세븐, 사학법, 신문법 등으로 선량한 국민의 자존심을 뭉갰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 3년을 실정으로 규정한 강 교수는 "차기 대선은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지키는 현장성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세대가 수출과 새마을운동으로 이를 현실화시킨 것처럼 뉴라이트 그룹에서 주장하는 추상적 내용들을 구체화할 프로그램을 한나라당이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그는 "차기 대선 주자는 이상인격자들로부터 보통의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맥상 현 정권이 이상인격자들로 구성돼있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강 교수에 이어 나선 자유기업원 권혁철 법.경제실장도 발제문에서 노무현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우선 "현 정부가 출범 당시 연평균 경제성장률 7%를 약속했지만, 지난 3년간 4%에 머물러 왔다"고 지적한 그는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반기업적 기업 옥죄기 정책만 고집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이 법과 원칙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한다는 명분 아래 '반법치주의'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권 실장은 "한나라당은 친기업 정책과 성장을 위한 정당임을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며 "지난해 개정된 당 강령 중 '대기업의 건전한 기업지배구조와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한다'는 부분은 좌파적 시민단체와 참여정부의 상투적인 용어를 빌려왔다는 인상을 주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이 비겁하게 숨어 현 정부 실정의 반사이익을 향유한단 비판을 받아선 안 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한편 새로운 젊은 지지층도 확보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2007년도 대선승리를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송대성 연구위원의 발제문도 과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발제문은 ^2002년 한나라당 대선 패배의 원인을 살펴보고 ^예상되는 향후 대선정국을 상정한 뒤 ^이에 따라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는 세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그는 세 단계 모두에서 송 위원은 쓴소리를 퍼부었다.

먼저 2002년 대선 패배에 대해 송 위원은 "이회창 후보에게 먼저 접근한 인사들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오합지졸 캠프'가 됐다"며 "구름떼처럼 몰려든 사람이 비체계적으로 관리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선후보가 점점 '진시황제화'했고, 사조직 실세들도 오만과 불손의 극치를 보였다"며 "이런 시스템이 아들 병역문제 등 사소한 상처가 치명상이 되도록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정국 예측도 격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가 미리 준비한 다섯 가지 시나리오는 ①여당이 '제2의 김대업 사건' 등 천박한 미끼로 젊은이들을 유혹할 것②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연합한 뒤 한나라당 내 '만경대 정신 보균자'도 유인할 것③남북한 한반도 평화선언 등을 통해 '통일헌법'을 만들고 이에 따라 2007년 대선이 취소될 것④대선 패배가 유력해지면 좌파친북세력들이 야당 후보의 '유고행위'를 자행할 것⑤미국의 폭정종식 저책에 의해 북한 정권이 강제제거되면서 '통일대선'을 치르게 될 것 등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송 위원은 '전략전술사령부(가칭)'의 구성을 제안했다. 현재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를 사령부로 개편해 대선 승리를 위한 로드맵 작성에 곧바로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