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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살린 흥국 김다솔 "빠른 토스가 제 장점이에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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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세터 김다솔. [사진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세터 김다솔. [사진 한국배구연맹]

기다리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프로 5년차 세터 김다솔(21)이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2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23, 25-21)으로 이겼다. 5승3패(승점 15)가 된 흥국생명은 4위에서 단숨에 두 계단을 뛰어올라 2위가 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주전 세터 조송화 대신 김다솔을 스타팅으로 내세웠다. 조송화가 어깨 통증이 있어 전날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다솔의 시즌 첫 선발 출전. 그러나 김다솔은 기대 이상으로 잘 풀어냈다. 가운데를 활용한 공격은 많지 않았지만 주포인 이재영과 베로니카 톰시아에게 안정된 토스를 공급했다. 리베로 김해란(2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 15개를 기록했다. 1m72㎝ 단신이지만 유효블로킹 5개도 만들어냈다.

18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토스를 올리는 흥국생명 세터 김다솔. [사진 한국배구연맹]

18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토스를 올리는 흥국생명 세터 김다솔.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다솔(개명 전 김도희)은 수련선수 출신이다. 운동선수 출신 아버지(육상, 축구)의 영향으로 배구를 시작한 그는 2014-15시즌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엔 확고한 주전 세터 조송화가 있었다. 입단 첫해엔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이듬해엔 조송화의 부상 때문에 이수정 플레잉코치와 함께 자주 코트를 밟았다. 15-16시즌엔 9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세트 14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두 시즌엔 98개, 63개에 머물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 감독은 김다솔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조송화가 흔들릴 때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로 점찍은 것이다. 컵대회에서 눈도장을 받아낸 김다솔은 정규시즌에서도 출전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박미희 감독은 "다솔인 열심히 하는 선수다. 비시즌 때 조송화와 똑같이 훈련을 잘 소화해냈다. 조송화가 주전이지만 이런 상황일 땐 선수들이 다솔이를 믿을 수 있도록 열심히 했다. 공격수들이 잘 받쳐줘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따뜻하게 격려했다. 주포 이재영도 "다솔이가 잘해준 덕분에 승리했다"며 기뻐했다.

18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18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다솔은 "처음 주전으로 나가 걱정도 됐는데 연승을 해서 좋다. 공격수들이 안 좋은 공을 잘 처리해줘서 고맙다"고 웃었다. 경기 당일 스타팅 출전 사실을 알았던 김다솔은 "경기 초반 정확하게 올라가지 않은 공을 톰시아와 이재영이 잘 때렸다"며 "송화 언니가 안 될 때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오늘 언니의 빈 자리를 조금은 채워주고 싶었다"고 기뻐했다. 이재영은 "다솔이는 갑자기 흔들리는 스타일이 아닌다. 빠른 토스를 내가 좋아하는 토스가 빠른 편이라 송화 언니만큼 편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 활약으로 김다솔은 앞으로도 더 많이 코트를 밟게 될 전망이다. "사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김다솔은 "내 할 일을 하면 언제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해란 언니도 항상 기운을 북돋아준다"고 말했다. 빠른 토스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은 김다솔은 "위기 때 정확하게 외국인선수에게 공을 올려주는 정확성과 블로킹 바운드 능력을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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