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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우 A+이상 최상급만 89% 나오는 이 농장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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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쌍학리에 있는 한우농장인 ‘대산축산농장’. 번식우 164마리와 거세우, 육성우, 송아지 등 한우 300마리를 키우는 이곳은 최근 경기도로부터 '가축행복농장'으로 인정 받은 곳이다.
농장 모습은 입구부터 남다르다. 붉은색 맨드라미 꽃이 핀 화분 30여 개가 놓여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논 옆으로 조성된 농장 둘레에도 맨드라미, 사철나무, 소나무 등 꽃과 나무가 심겨 있다.
한눈에 봐도 우사(牛舍)가 널찍하다. 우사 내에서 소가 이리저리 걸어 다니고, 어미 소와 송아지가 함께 놀기까지 한다. 트로트 등 경쾌한 음악도 온종일 울려 퍼진다. 사료로 제공하는 콩나물은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되는 것과 같은 품질의 친환경 제품이다. 우사 앞에 설치해둔 식수대에는 맑은 지하수가 담겨 있다. 1년에 1차례씩 수질검사를 한다. 구제역 예방을 위해 농장 입구에는 자동분무소독시설도 연중 가동된다.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밤에는 은은한 노란색 빛을 내는 ‘모기퇴치등’도 켜진다. 야간에 소가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축사 내에서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수시로 환풍기를 틀어 신선한 들판의 공기를 축사 내로 순환시켜서다. 축사 냄새를 줄이기 위해 미생물이 함유된 생균제와 미생물제 등을 사료에 섞어 공급한다. 더운 날이면 고정식 분무시설을 이용해 물을 뿌려 축사 내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있다.

경기도 ‘가축행복농장’으로 첫 인증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가보니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 사육 #친환경 여물 먹이고 트로트 음악까지

이뿐 아니다. 하루 1차례씩 안개 분무시설을 이용해 축사 바닥에 미생물을 배양한 미네랄 활성수(BMW)를 뿌려 냄새를 줄여주고 있다. 박재덕(52) 대산축산농장 대표는 “소가 좁은 공간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육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가 정한 동물복지 적정 사육면적 기준(번식우)인 마리당 10㎡보다도 넓은 14㎡ 이상 규모의 축사에서 저밀도 사육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우사 둘레에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우사 둘레에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전익진 기자

정부 기준에 따를 경우 총 4672㎡ 축사에서 500마리의 한우를 기를 수 있지만, 쾌적한 공간에서 300마리만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수익만 따진다면 더 많은 소를 밀집해 키워야하지만 가축의 행복을 위하고 나아가 좋은 품질의 가축을 기르기 위해 넓은 우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가축행복농장 인증에 참여하게 된 동가로 세가지를 꼽았다. 가축이 행복한 환경에서 성장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축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능률이 오르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면 가축을 더 잘 기르게 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저밀도 사육을 2000년부터 시도 중인 그는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한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선택한 사육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우사 둘레에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우사 둘레에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전익진 기자

이 결과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한우는 ‘A++’‘A+’ 등 최상등급이 89%를 차지한다. 이곳은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로부터 육종농가로 지정받았다. 지난 1월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농장’으로 지정받았다. 4년 전부터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10여 년 전부터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획득해 각각 매년 심사를 받고 있다.

‘가축행복농장’은 경기도가 밀집 사육을 없애 가축이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건강하게 사육될 수 있도록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12일 “그동안 65개 농장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적격 심사를 거친 뒤 33개 농장을 가축행복농장으로 지난 9월 처음 인증했다”고 말했다. 가축 종류별로는 한우 10개 농장, 젖소 10개 농장, 돼지 3개 농장, 육계 10개 농장 등이다.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부터 ‘가축행복농장’ 첫 인증을 받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대산축산농장’. 한우 500마리 키울 곳에 300마리만 사육 중이다. 전익진 기자

가축행복농장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가축 한 마리당 사육면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우(번식우) 10㎡, 돼지(비육돈) 0.8㎡, 산란계 0.075㎡ 이상이 기준이다. 또 2년간 1차례 이상 수질검사를 받고 친환경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 산란계 강제 털갈이 및 산란율 향상을 위한 강제 점등도 하지 않아야 한다. 잔류농약 및 항생제 검사도 철저히 받아야 한다.

이일동 경기도 주무관은 “가축행복농장은 동물복지농장을 지향하는 개념의 농장”이라며 “가축이 행복한 공간에서 자라야, 축산 소비자도 건강하고 질 좋은 축산물을 제공받을 수 있는 데다 농가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는 올해 가축행복농장을 40곳으로 늘리기로 하고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총 16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증받은 가축행복농장에는 축사시설 및 방역시설 개선, 경영 컨설팅, 정책 자금, 대외 홍보활동 등이 지원된다. 도의 올해 이 사업비는 80억원(도비 25%, 시·군비 25%, 농가 자부담 50%)이다.
양평=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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