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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모던 한식과 전통 도자기 만남, 호텔 레스토랑의 품격 높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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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맛과 멋 담은 그릇 유명한 호텔의 레스토랑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식사 예약이 마감되기도 한다. 호텔에 머무는 손님뿐 아니라 맛과 분위기를 보고 찾는 일반인이 많아서다. 다채로운 맛을 느끼며 소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일상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히 실현 가능한 행복)일 것이다.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는 그릇도 한몫한다. 최근에는 특히 한식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저마다 고유의 그릇을 제작하는 게 트렌드다. 전통 기물을 재현해 만들거나 예술가와 협업해 레스토랑 메뉴의 분위기에 맞는 그릇을 개발하는 형태다.

요즘 호텔가의 최고 인기 레스토랑은 한식당이다. 지난해 유명 맛집 가이드인 미쉐린(미슐랭) ‘스타 식당’의 절반이 한식당으로 선정됐을 정도다. 전통 한정식부터 메뉴를 현대화한 모던 한식까지 다양한 메뉴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맛뿐만이 아니다. 호텔에서 한식을 찾는 사람들은 맛 외에도 음식의 색감과 모양, 플레이팅, 담는 그릇 같은 시각적 요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가 늘면서 요리를 주문했을 때 카메라 프레임에 담기는 비주얼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급 호텔의 한식 레스토랑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음식을 담는 식기에도 예전보다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도예가와의 협업을 통해 단 하나의 한식 레스토랑만을 위한 그릇을 만들거나 그릇 장인의 작품을 주문 제작하기도 한다. 주문한 음식이 특별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순간 눈과 입의 즐거움이 시작된다.

눈·입 동시에 즐거운 플레이팅

유럽 감성의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의 한식 레스토랑 ‘새라새’에서도 눈과 입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아트파라디소는 예술과 즐거움을 결합한 ‘아트테인먼트’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지난

9월 인천 운서동에 선보인 호텔이다. 예술적이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한 것이 이 호텔의 장점이다.

아트파라디소의 현대식 레스토랑 ‘새라새(SERASÉ)’에서는 정형화된 호텔의 한식 레스토랑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다. 자연에서 유래한 재료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면서 서양식 조리기법을 응용한 모던 한식을 맛볼 수 있다. 맛과 영양을 생각해 선정한 한국식 재료로 식감을 살려 맛있지만 건강한 요리를 제공한다. ‘새라새’ 레스토랑은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김선미 도예가와 협업해 이 레스토랑만을 위한 특별한 그릇을 만든 것이다. 김선미 도예가는 새라새의 메인 셰프와 함께 메뉴의 기획 단계부터 머리를 맞대고 음식의 비주얼을 살려줄 식기를 제작했다. 새라새 주방팀과 긴밀하게 소통을 거친 뒤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새라새만을 위한 맞춤형 그릇 작품을 완성했다.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모든 메뉴의 연출이 가능하다. 새라새에서 선보이는 그릇은 단순히 음식을 담는 용도를 넘어 맛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팔레트 모양의 접시는 한우 안심이나 양갈비 숯불구이 등 메인 요리를 담을 수 있다. 돌이 부착된 사각형 접시(사진)는 녹차 푸딩과 팥 아이스크림의 디저트 접시로 사용한다. 김선미 도예가는 “모던 한식에 새로움을 더할 그릇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새라새’와 함께 작업하게 됐다”며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 새라새 팀 덕분에 색상과 규격, 모양 등에서 더욱 차별화된 식기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라새’는 새롭고 새롭다는 뜻의 이름이다. 기존 한식의 경계를 넘어 모던 한식당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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