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앙리 두렵다 스위스 MF 종횡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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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덴마크전에서 선취골을 터뜨린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왼쪽). 이탈리아전에서 동점골을 뽑아낸 스위스의 다니엘 기각스.

독일 월드컵 G조에서 한국이 상대할 프랑스와 스위스가 1일(한국시간) 나란히 평가전을 했다.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프랑스는 티에리 앙리의 선취골 등으로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FIFA 랭킹 11위)를 2-0으로 제압했고, 스위스는 우승후보 이탈리아에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1-1로 비겼다.

현장에서 이들의 경기를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은 프랑스와 스위스의 강함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약점을 찾는 데 열심이었다.

▶앙리 중심으로 재편된 프랑스

김주성 기술위원은 "멕시코전에서는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넓어 많은 공간을 내줬는데 이번에는 미드필드 간격도 좁아졌다"며 "이 경기 멤버가 본선 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 위원은 "지네딘 지단은 조연 역할을 자처하고 있고,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답게 앙리가 프랑스팀의 주인공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앙리, 트레제게, 루이 사아 등 공격수들을 한국 수비수가 1대 1로 막는 것은 무리다. 이들에게 공이 투입되기 전 미드필드에서 미리 막아야 한다"며 "빠르고 움직임이 좋은 우리 미드필더진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안익수 위원은 "프랑스의 포메이션이 4-2-1-3에서 4-3-1-2로 변해 공격 시에도 6명이 수비라인에 남는다"며 "한국의 공격이 봉쇄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천수.설기현 등 좌우 윙플레이어들의 공수 전환속도가 아비달.윌리 사뇰 등 상대 윙백보다 빨라야 해결책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은 "미드필더 말루다가 프랑스의 변화 핵심"이라며 "말루다는 빠른 움직임으로 중원에서 지단과 비에라를 보완해 줄 뿐 아니라 왼쪽 공격에도 활발히 가담해 스리톱의 효과를 거둔다"고 설명했다.

▶체력과 기동력이 뛰어난 스위스

'젊은 피' 스위스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기동력과 활동량에서 이탈리아를 앞섰다. 알렉산더 프라이를 원톱으로 놓고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는 4-5-1 포메이션이었다.

최경식.하재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과 신문선.황선홍 SBS 해설위원의 공통된 평가는 "스위스는 강하다. 하지만 결코 뛰어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였다. 이들은 스위스의 강력한 미드필드 진에 높은 점수를 매겼지만 측면에서 한국이 활로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재훈 위원은 "미드필드에서 너무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며 미드필드 진을 극찬했다. 조타수 역할을 한 요한 포겔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네 명의 미드필드는 자유자재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경기의 흐름을 지배했다. 하 위원과 황선홍 해설위원은 "한국도 미드필더가 강점이다. 한국-스위스전은 미드필드에서 아주 뜨거운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는 좌우 풀백인 마과 필리프 데겐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그러나 동시에 허점도 보여 실점의 원인이 됐다. 전반 10분 이탈리아의 그로소가 크로스하는 순간, 오른쪽 수비수 데겐은 미처 수비 전환을 하지 못했다. 요한 주루의 뒤쪽으로 넘어간 크로스를 질라르디노가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간단히 골문을 열었다.

황 위원은 "이천수와 설기현이라면 충분히 측면에서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랑스(프랑스)=이충형 기자

제네바(스위스)=이해준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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