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한국당 행사 간 이언주에 "정체성 뭐냐"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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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같은 당 이언주 의원에게 공개경고를 했다. 이 의원은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과 활발하게 접촉해 '한국당 이적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울산 매곡산단 내 자동차 협력업체인 한국몰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울산 매곡산단 내 자동차 협력업체인 한국몰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이날 울산 북구 매곡단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의원이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에서 강연하면서 한국당 행(行)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도, 요구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이 부산 영도로 지역을 옮기려 한다는 보도도 있다”며 “바른미래당은 민주정당으로 이념적 스펙트럼 다양성 국회의원 개개인 사상 입장을 존중해왔다. 그러나 당적과 관련해서 바른미래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는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역위원장에 공모한 당원으로서 소속과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본인의 확고한 결정을 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한국당 비대위 청년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청년바람포럼'의 강연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제가 지금 한국당에 입당하면 (제 발언이 주는) 자극과 충격은 줄어든다. 제가 지금 이렇게 떠드니 한국당도 신경이 쓰이고 자극될 것”이라며 “새로운 흐름의 동력이 생기게끔 하는 움직임이 나오길 바란다. 그런 것들이 시작될 때,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 청년바람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 청년바람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지난 10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상태에서 제가 그냥 (한국당에) 입당해버리면 저의 자극과 충격이 사라지고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된다”며 “나도 똑같이 한국당에서 대장이 되기 위해 싸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입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이 아닌, 차기 총선에서 자신이 고등학교를 나온 부산 영도구를 노린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 지역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다. 이처럼 이 의원이 공공연히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자 손 대표가 직접 나서 "어설프게 걸치지 말고,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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