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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직원들 휴대전화 도청도?…경찰, 오늘 구속영장 신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질 폭행' 등으로 지난 7일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이틀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회장의 일부 혐의를 확인하고 8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양 회장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 이날 조사는 '웹하드 카르텔'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조사가 주를 이뤘다.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경찰은 양 회장을 국내 웹하드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보고 있다. 양 회장은 회장으로 있는 한국미래기술은 물론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소유한 이지원인터넷서비스와 선한아이디의 모회사인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지분을 100%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이틀째 조사 #어제는 형사, 오늘은 사이버팀서 조사 중 #웹하드 카르텔, 영상 업로드 등 수사 예정 #마약 혐의 확인 위해 모발 등도 채취해 #직원들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도 제기돼

경찰은 이들 웹하드 업체가 음란물과 몰카 촬영물, 리벤지 포르노 등은 물론 영화·드라마 등 저작권이 있는 영상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양 회장이 고의로 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웹하드 업체와 자료를 제공하는 헤비 업로더, 불법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 디지털장의업체 등과 한통속이 돼 불법 영상자료를 조직적으로 유통하고 삭제하는 ‘웹하드 카르텔’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 화면 캡처. 영상에서 양 회장은 사무실 안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욕설하며 뺨을 세게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무릎을 꿇리고 사과를 강요하는 장면도 나온다.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 화면 캡처. 영상에서 양 회장은 사무실 안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욕설하며 뺨을 세게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무릎을 꿇리고 사과를 강요하는 장면도 나온다. [사진 뉴스타파]

실제로 양 회장은 웹하드 운영은 물론 필터링 업체 '뮤레카'와 디지털장의업체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여성단체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업계 절반 이상이 뮤레카와 연관되어 있다. 웹하드의 불법 수익은 필터링 기술 계약을 맺은 뮤레카가 존재함으로 인해 합법적인 것처럼 면책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뮤레카에는 유명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김경욱 전 이랜드 노조위원장이 있다"며 "그는 2009년 한국네트워크기술원에 입사해 양 회장의 눈에 들어 2013년에는 뮤레카 법무이사로 승진했고, 현재 한국미래기술원의 모회사인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임원으로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양 회장이 음란물 유통 방치를 넘어 유통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도 들여다보고 있다. 헤비업로더는 물론 위디스크 직원들을 시켜 불법 동영상을 웹하드에 등록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이 올린 시점이 과거인지, 현재인지와 해당 동영상이 음란물인지 아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제기된 의혹은 물론 웹하드 카르텔 부분 등 전부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전날 진행된 '폭력 영상' 등에 대한 조사에서 양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회장에게 폭행·강요를 당한 피해자가 10여명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양 회장이 운영한 웹하드 업체 등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한 모든 업체의 자금 흐름과 탈세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마약 투약' 의혹도 제기된 만큼 양 회장의 모발 등을 채취해 마약 검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경찰이 양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행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저작권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8가지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여기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도 양 회장을 특수상해 혐의로 재조사하고 있다. 대학교수 A씨가 지난해 6월 "양 회장이 전처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친동생 등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고 가혹 행위를 했다"며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성남지청은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해 무혐의 처분했으나 지난 4월 서울고검이 재기 수사 명령을 내리면서 재조사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노조)도 이날 양 회장을 모욕, 강요, 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T노동자들의 자부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양 회장의 '직장 갑질'을 고발하며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고자 한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양 회장의 수많은 죄상도 철저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등은 공동취재 결과 양 회장이 수년간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도·감청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회장이 해킹앱을 개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소속 직원들에게 메신저용 앱 '하이톡'을 깔게 하면서 자동으로 해킹앱을 설치되게 했단 것이다. 양 회장은 이 해킹앱을 통해 직원들의 통화기록과 메시지 내용, 연락처 등을 실시간으로 도·감청했다고 이들 언론사는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할지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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