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바닥서 자는 연출···'라이언에어', 승무원 6명 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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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Atkinson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Jim Atkinson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공항 사무실 바닥에서 자는 사진을 올린 승무원 6명을 해고했다. 라이언에어는 이들이 연출 사진을 올려 회사 평판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라이언에어가 지난달 13일 맨바닥 취침 연출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승무원을 해고했다"고 7일 보도했다. 라이언에어는 '바닥에 누워 잘 수밖에 없었다'는 승무원들의 주장이 거짓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이어 이들이 심각한 위법 행위로 계약을 위반했다고 해고 사유를 들었다.

이 사건은 지난달 라이언에어 승무원들이 공항 사무실 바닥에 누워있는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시작됐다. 사진에서 승무원들은 열악한 환경 탓에 찬 바닥에서 잠을 청한 것처럼 보였고, 네티즌은 라이언에어가 승무원의 휴식 시설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라이언에어 측은 성명을 내고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라이언에어에 따르면 당시 포르투갈로 향하던 항공기는 허리케인 '레슬리' 탓에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우회 착륙했다. 당시 라이언에어를 비롯해 다수 항공사의 항공기들이 말라가 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여기에 그 전날이 스페인 국경일이었던 상황까지 겹쳐 호텔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고, 승무원 24명을 우선 공항의 한 사무실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무원들은 아주 짧은 시간 머물렀다가 VIP 라운지로 모두 이동했고, 어떤 승무원도 바닥에서 잠을 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이언에어 노조는 "해당 승무원이 음식이나 음료도 없이 휴식을 취했다"며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한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라이언에어 측은 당시 승무원들의 휴식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승무원들이 일부러 연출 사진을 찍는 듯한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앉아서 쉬던 곳을 벗어나 사무실 구석으로 이동해 바닥에 누웠고, 누군가는 이들의 모습을 찍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문제의 사진이 "회사 평판을 훼손하고, 이 여섯 명과의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언에어는 최근 승무원과 조종사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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