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사태 소, UN에 중재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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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유엔본부 AP·로이터=연합】소련은 17일 「부시」 미대통령에게 아프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미국의 협력을 촉구하는 한편 유엔에 아프간 내전종식을 위한 공식개입을 요청했다.
「나지불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부가 로마에 망명중인 「자히르·샤」 전 아프가니스탄 국왕에 사자를 파견하는 한편 회교반군대표들과도 접촉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제1외무차관은 이날 모스크바의 기자회견에서 「고르바초프」 공산당서기장이 「부시」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철수한 만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평화회복을 위해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이 친서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 해결을 위한 미소 두 강대국의 공동역할을 강조하면서 회교반군에 대한 미국의 무기공급 중단 등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미국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베스메르트니흐」차관은 설명했다. 「베스메르트니흐」차관은 이어 소련이 영국과 프랑스·서독·이탈리아·이란·파키스탄·중국 등 8개국과 유엔·회교국기구 등 국제단체에도 아프가니스탄의 유혈사태종식을 위한 협력호소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주재 소련대사 「벨로노고프」는 17일 『지금이 유엔이 아프간종전을 주선해야할 적기』라고 지적하면서 유엔이 미국 측에 아프가니스탄반군에 대한 무기공급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주도록 촉구했다.
한편 「나지불라」 대통령은 이날 카불의 회교사원에서 서방기자들에게 「자히르·샤」 전 국왕에 사자를 보냈음을 밝히면서 반군과의 협상이 진행중이며 아마도 수주일 내에 아프간에 평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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