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군사협력 강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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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베트남이 경제협력에 이어 군사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 국방장관은 4일부터 사흘간 베트남을 방문, 판반카이 총리 등 지도자들과 만나 양국 간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특히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했던 깜라인만 기지의 공동 사용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깜라인만 기지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의 주요 기지로, 1972년 미국이 철수하기 전까지 해군 보급창과 공군 기지로 활용했다. 수심이 깊고 천혜의 지형을 갖춰 동남아 최고의 군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위치상으론 중국을 견제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실제로 전쟁이 끝난 뒤 베트남은 국경 분쟁을 벌이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깜라인만을 옛 소련에 장기 임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깜라인만 기지를 대(對)중국 감청기지와 태평양함대의 통과 항구로 이용하다 베트남 정부가 임대료를 요구하자 2002년 철수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협력은 지난해 판 총리의 방미 이후 빨라지는 분위기다. 베트남 지도자로선 종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판 총리는 그때 미국의 해외 군사협력 프로그램인 '국제군사교육훈련(IMET)'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베트남군의 교육.의료 개선과 기술 향상을 곧 지원할 예정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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