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 시찰 논란 관련 “문제는 선글라스가 아닌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임 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DMZ 시찰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많이 지적받는 게 선글라스인데 제가 햇볕에 좀 약해 눈을 잘 뜨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난달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는데, 당시 선글라스를 낀 채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등을 대동해 논란이 됐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는 선글라스가 아닌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국방장관, 통일장관을 대동하고 전방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는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홈페이지에 본인 육성으로 직접 출연해 대통령을 제치고 홈페이지 전면에 나서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비서실장이 비서실장 자격이 아닌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 격으로 장관을 대동했다고 하는데,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전날 운영위 국감에서 “이행추진위 회의에서 10월 중 군사 부분 합의 현장을 점검ㆍ격려하기로 결정을 해 위원회가 같이 가게 된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갔다는 표현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회의에서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과 국방ㆍ통일장관을 부하 다루듯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하며,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을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이냐,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이나 최순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말해 임 실장의 ‘자기 정치’ 논란에 불을 붙였다. 손 대표는 이후 라디오에서 “모든 게 청와대에 집중돼 비서실장이 호가호위하고, 그것 때문에 장관들이 소신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