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임종석, 문제는 선글라스 아닌 자기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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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 시찰 논란 관련 “문제는 선글라스가 아닌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 초소 앞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 초소 앞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 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DMZ 시찰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많이 지적받는 게 선글라스인데 제가 햇볕에 좀 약해 눈을 잘 뜨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난달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는데, 당시 선글라스를 낀 채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등을 대동해 논란이 됐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는 선글라스가 아닌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국방장관, 통일장관을 대동하고 전방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는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홈페이지에 본인 육성으로 직접 출연해 대통령을 제치고 홈페이지 전면에 나서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비서실장이 비서실장 자격이 아닌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 격으로 장관을 대동했다고 하는데,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전날 운영위 국감에서 “이행추진위 회의에서 10월 중 군사 부분 합의 현장을 점검ㆍ격려하기로 결정을 해 위원회가 같이 가게 된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갔다는 표현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회의에서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과 국방ㆍ통일장관을 부하 다루듯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하며,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을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이냐,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이나 최순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말해 임 실장의 ‘자기 정치’ 논란에 불을 붙였다. 손 대표는 이후 라디오에서 “모든 게 청와대에 집중돼 비서실장이 호가호위하고, 그것 때문에 장관들이 소신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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