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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군산공장 곳곳 ‘출입금지’ 빨간 딱지 … AS 부품 만드는 30여 명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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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GM 군산공장 폐쇄 5개월 

한국GM이 지난 5월 31일자로 폐쇄한 군산공장 부지를 지난달 찾았다. 129만㎡의 부지는 빗소리만 들릴 뿐 적막했다. 공장 출입구마다 ‘출입 금지 출입문 폐쇄’라고 적힌 빨간색 딱지가 붙어있다. 어두운 날인데도 본관 등 주요 건물은 모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일각선 “부당 노동행위 소지 있다” #주민들 “꼴 보기 싫다” GM차 팔아

도장공장과 조립공장 사이 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준중형세단 크루즈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란도를 연간 최대 27만대까지 생산하던 곳이다. 조립공장 건물 뒤편에는 부품 하차장이 있다.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트럭이 부품을 상·하차하던 곳이다. 공장이 가동될 땐 이곳으로 들어온 부품이 좌측 조립공장 생산라인으로 즉시 옮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파란색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곳에서 인적을 발견했다. 부품 하차장에는 협력사 트럭 대신 말리부·크루즈 등 승용차 12대가 서 있었다. 일부 직원들이 군산공장에 보이는 건 크루즈·올란도 일부 부품을 군산공장에서 여전히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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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33명의 직원이 한시적으로 최대 1년기간으로 군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존에 크루즈·말리부를 샀던 고객이) AS를 요청할 경우에 대비해 소규모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상 완성차 제조사는 차량을 단종해도 8년 동안 의무적으로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서지만 군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공장 폐쇄를 이후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후 사실상 공장을 가동한다는 점에서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에서 만난 군산 주민 두병선(54) 씨는 “한때 크루즈·올란도 구매 캠페인에 참여했던 군산 사람들이 지금은 ‘꼴도 보기 싫다’며 중고차 시장에 대거 차를 내놓고 있다”고 싸늘해진 민심을 전했다.

GM은 군산공장 매각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군산공장 시찰을 요청해도 사유 재산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현장 시찰마저 불허한다면 매입 의사가 있는 잠재적 인수 희망자에게 제대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어 부지 매각이 계속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산=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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