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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을 가라'며 NASA로 이름 지은 하타오카 또 우승

중앙일보

입력

하타오카 나사가 3일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AP]

하타오카 나사가 3일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AP]

 “NASA(미항공우주국)처럼 전인미답의 길을 가라.”

이런 뜻으로 이름을 지은 하타오카 나사(19)가 4일 일본 시가현 오츠의 세타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역전 우승했다.

나사는 최종라운드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카를로타 시간다 등을 2타 차로 제쳤다.

43년 역사의 이 대회에서 일본 선수 우승은 8번째다. 세타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11번 만에 첫 일본 우승자가 하타오카 나사다.

고진영과 이지희가 11언더파 공동 5위, 양희영은 10언더파 7위, 김인경과 정재은은 9언더파 공동 8위, 유소연과 신지애, 제니퍼 송은 8언더파 공동 11위였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호주 교포 이민지는 전반 43타를 쳤다.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가 나왔다. 이민지는 이날 6타를 잃어 합계 7언더파 공동 15위로 밀렸다.

하타오카 나사는 자신의 이름처럼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전인미답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다. 아마추어로 17세이던 2016년 일본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 우승은 처음이었고 미야자토 아이가 보유한 최연소 대회 우승 기록(20세 105일)도 3년 가까이 경신했다. 또 일본 여자 프로 골프 투어 공식 경기 최연소 우승 기록도 바꿨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그린을 살피는 하타오카 나사. [AP]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그린을 살피는 하타오카 나사. [AP]

하타오카는 일본 투어를 거치지 않고 2017년 곧장 LPGA 투어에 진출했으나 첫 해 상금랭킹 140위로 부진해 투어 카드를 잃었다. 그러나 그 해 가을 일본으로 돌아가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 대회 중 하나가 일본 여자오픈이었다.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은 40년만이었다. 하타오카는 올해 일본여자오픈에서 유소연과의 우승경쟁에서 패해 2위에 그쳤다.

하타오카는 지난해 말 다시 응시한 LPGA 투어 Q스쿨에서 1위로 통과했다. 지난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하타오카는 당시 세계랭킹 3위 렉시 톰슨과 9위 이민지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해 완승을 거뒀다. 하타오카는 올해 여자 PGA 챔피언십 등 2위도 2차례 기록했다.

미야자토 아이가 슬럼프에 빠진 후 LPGA 투어에서 일본 선수의 활약은 미미했다. 순수 일본인 선수가 우승한 건 2012년 미야자토 아이 이후 하타오카가 처음이다. 한국에서 자란 재일교포 노무라 하루가 2015년과 2016년 3번 우승했고 올림픽에도 일본 대표로 나갔다.

토토 재팬 클래식이 열린 시가현 오츠의 세타 골프장은 일본 선수의 무덤이었다. 이 곳에서 10번 대회가 열렸는데 일본 선수는 한 번도 우승 못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4번 등 스웨덴 선수가 7번 우승하고 한국의 고우순도 2번 우승했다. 하타오카 나사는 이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일본 선수가 됐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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