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기부금 입학제」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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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공부할 의욕 잃을까 걱정>김재관(광주시 북구 누문동 150의8)
과외허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찬반 양론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지금 다시 기부금 입학제가 검토되고 있다.
기부금 입학제의 취지는 등록금을 인상시키지 않고 부족한 대학재정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어느나라보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더구나 빈부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기부금 입학제의 도입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층에 심리적 좌절감과 위화감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제도가 정착되었을 경우 고교에 다니는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과연 열심히 공부할 동기를 기질까 의문이고 그런 모습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미칠수 있는 악영향도 무시할수 없다.

<학생들 위화감도 문제>김광식(서울 개봉1동68의62)
사립대학의 기부금 입학문제 논의가 분분하다.
대학교육의 질도 높여야되겠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도 늘려야 되겠는데 학생들의 등록금 동결 요구도 외면할 수 없어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다는 얘기다. 모두 이해가 간다. 그러나 부작용도 생각해야할 줄 믿는다.
우선 학생들간의 위화감이다. 돈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 앞에 떳떳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인가.
또한 그들중 수업능력이 없을 정도로 성적이 저조한 학생이 있을 경우 그런 방법으로라도 대학교육을 시켜야 할 것인가.
지금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극소수라고 믿고싶은 일부 부유층의 상식밖의 행동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대학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 사회의 유일한 양심인 공정한 입시제도에까지 오명을 남겨서야 되겠는가.

<교육의 불평등초래 우려>권동원(대전시 중구 옥계동6의14 20통4반)
사립대학의 만성적 적자운영의 심각성이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사립대학들이 민주화 바람이 불자마자 대학자율화를 내세워 등록금을 인상하려다 학생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치자 다시 기부금 입학제를 들고 나온 처사는 야속하기만 하다.
선진국과는 달리 고학력 위주의 교육풍토와 대학의 수요·공급의 심한 불균형에서 빚어지는 치열한 입시경쟁이 상존하는 우리 현실에서 기부금 입학제는 경제적 부의 차이로 인한 교육의 불평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사학재단은 경영의 합리화를 통한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같은 적극적인 자구노력으로 사학운영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도모해야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근시안적인 발상을 할 때가 아니다.

<다음주 주제는 「금연구역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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