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대화 자세에 두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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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워싱턴포스트 지는 남북한 총리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이 결행된 것과 관련, 9일『북한은 중국, 소련으로부터 한국에 대해 좀더 신축성 있는 자세를 보이라는 압력을 받아 남북한대화를 계속하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군사 및 정치문제에 대한 입장에 불만을 표시하고자 하는 자세』라고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풀이했다.
북한은 또 위축된 경제를 개선하는 한편 금년 후반 세계청소년 체육제전 주최경비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외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새로운 접촉은 비공식적인 경제교류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것으로 일부 분석가들이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북한이 진정한 대화자세와 선전을 혼합시키는 다원적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렇지만 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자세에 새로운 요소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한 아시아국가 고위외교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동 지는 그러나 최근 수개월동안 일시적으로 각종 접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균형문제 등과 같은 핵심 문제들에 관한 양측 입장의 차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지는 8일 사설을 통해 남북한의 금강산 공동개발합의는 한국의 통일염원강도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그 목적지는 계속 요원하다고 말하고 김일성 치하의 북한은 대화를 넓혀보려는 최근 한국측의 각종 제의에 대해 계속 얼버무려왔다고 지적했다.
동 지는 남북한국회회담은 당초 한국측의 낙관과 달리 결과가 나오려면 멀었고 노태우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다 해도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거듭된 반대입장 표명으로 그 희망은 깨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도 예를 들어 북한서적에 대한 금지를 해제하면서도 출판업자를 구속하는 등 나름대로의 2중 자세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워싱턴=한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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