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준우승 다저스, 로버츠 체제 내년에도 이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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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P=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P=연합뉴스]

기적은 없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지도력에 물음표를 남긴 채 월드시리즈도 끝났다. 내년에도 로버츠 감독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까.

LA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1-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4패가 된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1988년 이후 30년 만의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번 월드시리즈 최고 화제는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상대 선발에 따라 좌우타자들을 번갈이 기용했다. 정규시즌에선 큰 성공을 거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상대가 좌완 선발을 냈을 때 출전한 오른손타자들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장타력이 있는 왼손타자들은 벤치만 지켰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선 상대가 이를 노리고 '오프너'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프리즈는 홈런을 2개나 때려냈만 기회가 많지 않았다.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리치 힐(오른쪽)을 교체하는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리치 힐(오른쪽)을 교체하는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가장 큰 논란이 있었던 건 선발진 기용이었다. 다저스는 보스턴에 비해 선발 싸움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월드시리즈에선 로버츠 감독이 선발투수를 빠르게 교체하는 바람에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에선 클레이턴 커쇼가 4회, 2차전에선 류현진이 5회에 주자를 남기고 내려왔다. 4차전에서도 리치 힐이 7회 1사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때마다 투입한 라이엄 매드슨은 모든 승계주자의 실점을 허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비판할 정도였다.

마무리 켄리 잰슨 조기 투입 카드도 실패했다. 잰슨은 3,4차전에서 연이어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잰슨은 2001년 김병현(애리조나) 이후 2경기 연속 월드시리즈 피홈런을 맞은 마무리투수가 됐다. 구위가 좋았던 페드로 바에즈도 있었지만 잰슨에게 큰 압박을 안겼고,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다저스 수뇌부는 정규시즌 이후 로버츠 감독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었다. 부임 후 3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이란 의미있는 성과도 냈다. 내년 구단 옵션을 행사하면 110만 달러(약 12억6000만원)라는 저렴한 연봉으로 로버츠 감독을 기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보인 로버츠의 경직된 용병술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다저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부문 사장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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