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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재원·최정 홈런 파티 … SK, KS까지 1승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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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 최정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SK는 최정·김강민이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는 등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며 정규시즌 팀 홈런 1위(233개)의 위용을 자랑했다. [인천=연합뉴스]

SK 최정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SK는 최정·김강민이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는 등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며 정규시즌 팀 홈런 1위(233개)의 위용을 자랑했다. [인천=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외야수 김강민(36)의 활약을 앞세워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2연승을 거뒀다. SK는 한국시리즈까지 1승만을 남겼다.

SK 플레이오프 2차전 5-1 승리 #2경기 연속 홈런 군단 위용 과시 #넥센은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려 #내일 오후 6시반 고척돔서 3차전

SK는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PO 2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전날 1차전에서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10-8로 승리한 SK는 홈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82.4%의 확률(17번 중 14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번 타자 김강민의 배트가 불을 뿜었다. 김강민은 0-1로 뒤진 3회 말 2사 3루에서 넥센 선발 에릭 해커의 공을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렸다. 1-1이던 5회 말에도 김강민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아갔다. 1볼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해커의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때렸다. 넥센 중견수 임병욱은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비거리 135m짜리 역전 솔로홈런.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인천 SK”를 연호한 팬들은 붉은 물결을 만들어내며 열광했다.

팀 홈런 1위에 빛나는 장타군단 SK는 6회 이재원의 투런 홈런, 7회 최정의 솔로포까지 더해 여유 있게 승리했다.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김강민은 1차전에서 3타수 1안타(1홈런)·2볼넷·2타점·1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2차전에서도 결승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2타점으로 승리를 안겼다. 2차전 데일리 MVP(상금 100만원)도 김강민의 차지였다. SK 선발 메릴 켈리가 오른손 저림을 호소해 4이닝 만에 물러났지만 5회 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택형이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강민은 2001년 입단해 SK에서만 18년을 뛰었다. 경북고 시절엔 투수였지만 내야수로 전향했다가 다시 외야수로 이동했다. 강한 어깨, 빠른 발을 지닌 그에게 외야수는 꼭 맞는 옷이었다. 주전 중견수로 도약한 그는 SK가 3회 우승(2007, 08, 10년)을 차지하며 ‘왕조’를 이룰 당시에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팬들은 힘 있고 빠른 그에게 ‘짐승’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2014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4년간 56억원을 받는 대형 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김강민은 FA 계약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상과 부진으로 주전 자리를 내줬다. 올해도 절치부심하며 타격 자세를 수정했지만, 개막 이후 3경기만 뛴 뒤 두 달 넘게 2군에서 머물렀다. 6월 중순이 돼서야 1군에 돌아온 김강민은 조금씩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시작했다. 후반기 타율 0.301, 12홈런을 때리며 SK의 정규시즌 2위 확보에 힘을 보탠 김강민은 PO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PO 1·2차전에선 두 경기 연속 벤치클리어링이 펼쳐졌다. 두 팀은 1차전에서 넥센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최정에게 던진 위협구 때문에 몸싸움을 벌였다. 2차전에선 넥센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와 SK 유격수 김성현이 신경전을 벌였다. 샌즈는 3회 초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막기 위해 SK 2루수 강승호를 향해 다소 위험한 슬라이딩을 했다. 김성현은 샌즈에게 다가가 손가락을 펼치는 욕설을 했고, 샌즈가 격분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강민은 “샌즈가 김성현에게 욕설을 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흥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손가락 욕설을 한 김성현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SK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을 할 때마다 승리한 기억이 있다.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두산전), 2009년 한국시리즈 3차전(KIA전)에서도 몸싸움을 벌인 뒤 이겼다. SK는 이번 PO에서도 1·2차전 모두 넥센과 충돌했으나 흥분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28일·인천)

플레이오프 2차전(28일·인천)

PO 두 경기의 흥행은 부진한 편이다. 1차전에선 2만4219명이 들어와 만원(2만5000석)에 못 미쳤다. 2차전엔 2만3642명이 입장했다. 앞서 펼쳐진 한화와 넥센의 준PO 4경기는 모두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3차전은 30일 오후 6시30분 넥센의 홈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SK는 정규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한 박종훈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넥센은 10승7패, 평균자책점 4.79의 한현희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투수는 잠수함 유형이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박종훈은 손이 지면을 스칠 듯 내려가 공을 뿌리는 정통 언더핸드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가 되지 않지만 변화무쌍한 움직임의 공을 던진다. 한현희는 옆에서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가 넘는 ‘뱀직구’가 강점이다.

인천=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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