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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해리 포터로 축제 열고 대학에서 수업하고…소설·영화 아닌 실제 상황이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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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추연우(왼쪽)·최찬이 학생모델이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에서 각각 헤르미온느·해리포터로 변신했다.

추연우(왼쪽)·최찬이 학생모델이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에서 각각 헤르미온느·해리포터로 변신했다.

모험심 가득한 주인공이 시공간을 초월한 환상 세계에서 활약합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환상문학 즉, ‘환상(Phantasie·이하 판타지)’을 말하는 거예요. 그중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올해 출간 20주년(미국 기준)을 맞았는데요. 지난 24일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이 우리나라 개봉 17년 만에 4DX(4D 영화 상영 시스템)로 재개봉했죠. 영화전산위원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기준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했어요. 오는 11월 14일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 파생작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합니다. 이뿐인가요. 이때에 맞춰 해리 포터 디자인을 착안한 의상을 내놓는다고 밝힌 브랜드 소식은 ‘덕후’들을 들썩이게 했죠. 본래 ‘판타지’란 그리스에서 유래한 말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마음에 만드는 걸 의미하는데요. 마법 세계라는 환상이 밖으로 걸어 나와 실체로 움직이고 있네요.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된 판타지를 만나 볼까요.

해리 포터와 현실로 나온 판타지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강민혜 기자, 동행취재=손채은(서울 원효초 5) 학생기자, 추연우(화성 청계초 5)·최찬이(서울 하늘초 5) 학생모델, 도움말=레베카 솔트 조앤 K. 롤링 홍보 담당자, 매튜 레인하트 팝업북 ‘해리 포터: 호그와트 팝업 가이드(미국)’ 작가, 호서와트 문화기획 총괄기획부, 카딕 자야챈드란·마니디파 채라보티 ‘해리 포터-호그와트 마법사(페이스북)’ 운영자·블로거, 배상현 ‘해리포터와 덕후들의 방(페이스북)’ 운영자, 장소 협찬=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왼쪽부터)추연우 학생모델·김우빈 진행부장·최찬이 학생모델이 각각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왼쪽부터)추연우 학생모델·김우빈 진행부장·최찬이 학생모델이 각각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해리 포터는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이 지난 1997년 출간한 책이에요. 미국엔 1998년 출간됐죠. 롤링 측에 따르면, 이후 나온 시리즈는 올해 기준 200개국에 80개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5억만 부가 판매됐고요. 소년 해리 포터가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를 물리치는 게 주된 흐름이죠. 지하철 역에 있을 법한 승강장, 마법 능력이 없는 사람 속에 숨어 사는 마법사 등으로 인기를 끌었고요. 해리 포터가 다니는 마법사 양성 영국 학교 호그와트가 주무대입니다. 7학년 과정이며 네 개 기숙사가 학년에 맞게 설계된 과목을 수강하죠. 해리 포터는 그리핀도르 소속이에요. 영국의 더럼대학교에서는 지난 2010년 해리 포터 학습 모델을 학부생 대상 교과목에 도입했죠. ‘해리 포터와 환상의 시대’인데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사회·문화·교육적 맥락을 연구하고 인기 요인을 파악하는 거예요. 21세기 교육과 해리 포터의 연관성도 탐구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작중 라이벌 관계로 나오는 두 기숙사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에 관해서는 교실 속 편견을 공부하고, 용감한 소년 해리 포터와 좋은 시민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스스로의 상태와 의무 등을 점검하죠. 판타지를 통해 현실 속 교훈을 얻겠다는 겁니다. 영국뿐이 아니에요. 국내에도 이처럼 판타지를 과목에 연계한 대학이 있습니다. 아산에 있는 호서대학교인데요. 지난해부터 ‘호서와트’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열고 있죠.

건물 일부 공간을 작중의 호그와트 도서관처럼 꾸몄다. 후플푸프·그리핀도르 기숙사 휘장이 보인다.

건물 일부 공간을 작중의 호그와트 도서관처럼 꾸몄다. 후플푸프·그리핀도르 기숙사 휘장이 보인다.

해리 포터 팬인 추연우 학생모델과 마법세계에 대해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다는 최찬이 학생모델이 현장에 동행했죠. 호서와트는 올해 문화기획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학생처·총학생회가 함께 축제를 열었어요. 여기에 문화기획과 수업 ‘이벤트 기획 실습’에 참여하는 유학생 일본인 9명, 중국인 15명 학생도 참여했습니다. 학생모델들은 이날 축제의 총괄기획부 학생 김미현(15학번, 이하 ‘학번’ 생략) 총괄부장, 김다운(17) 부총괄, 고민지(15) 기획부장, 김채희(15) 연출부장, 곽혜원(15) 홍보부장, 이선영(17) 총무부장, 김우빈(14) 진행부장을 만났죠. 이벤트 기획을 주로 공부한다는 학생들의 손길을 따라 연우는 헤르미온느로, 찬이는 해리 포터로 분했습니다. 마법 세계에서 제일 강한 선한 마법사이자 호그와트 교장인 덤블도어 교수로는 김 진행부장이 변신했죠.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하늘을 날아다니게 하는 마법), ‘아키오’(소환), ‘알로호모라’(잠금 해제) 등의 주문을 각자 중얼거리면서 사진 촬영에 응했습니다. 지팡이·빗자루·기숙사 교복·마법 약병 등 영화에서만 보던 소품들을 본 학생모델의 입이 귀에 걸렸죠. 궁금한 것도 많아졌습니다. 자리를 옮겨 축제 기획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죠.

호서와트 총괄기획부 학생들이 추연우(앞줄 왼쪽)·최찬이(앞줄 오른쪽) 소년중앙 학생모델과 포즈를 취했다.

호서와트 총괄기획부 학생들이 추연우(앞줄 왼쪽)·최찬이(앞줄 오른쪽) 소년중앙 학생모델과 포즈를 취했다.

Q. 축제를 기획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뭔가요.
A. 김미현 총괄부장: 작년에 한 번 했던 축제기 때문에 다른 콘텐트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거기에 중점을 뒀고요.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테마파크를 떠올렸습니다. 해리 포터 속 주인공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하죠. 우리도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래번클로, 후플푸프 기숙사 의상으로 갈아입고 학교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해리 포터 영화 주제가에 맞춰 율동도 했죠.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다짜고짜 ‘스네이프 교수님과 면담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거나 빗자루를 타고 ‘날아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등 우리 콘텐트를 알리는 데도 힘썼어요.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인 양 행동했죠.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영감을 받은 호서와트 축제 부스 모습.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영감을 받은 호서와트 축제 부스 모습.

Q. 해리 포터를 현실에 도입하기로 결심한 계기는요.
A. 김미현 총괄부장: 수업 듣고 과제하는 게 일상인 대학생들에게 색다른 자극을 주고 싶었죠. 1년동안 준비했는데 문화기획과고 이벤트 기획을 주로 공부하니 수업과 연계하면 좋겠다 싶었죠. 지도교수님도 학교 축제에 호서와트를 꾸려 넣어 더 풍성하게 해보라고 독려하셨죠. 이벤트 기획 실습 수업이니 이만한 실제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고민지 기획부장: 맞아요. 또, 학생들에게 호서와트에 들어올 수 있는 입장권을 줬죠. 거기에 자기 이름을 적어 넣고 다니면 정말 호서와트 학생이 된 느낌일 거예요. 함께 판타지를 더 잘 즐길 수 있게 꾸린 거죠. 이번 축제 모델은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었고 거기에 나오는 폴리주스(마시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물약) 레시피,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머글 퀴디치(작중 마법사들의 스포츠) 등을 콘셉트로 게임 부스를 꾸렸습니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영감을 받은 축제 홍보물 일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영감을 받은 축제 홍보물 일부.

Q. 왜 마법세계죠.
A. 김미현 총괄부장: 해외에서는 마법 콘텐트나 마법사 코스프레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판타지 문화에 익숙합니다. 우리도 그걸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전세계에 실제 마법학교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죠. 11개 중 7개는 공개됐고 나머지는 비공개래요.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때요. 우리 학교가 호서와트를 통해 그 반열에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판타지 같은 꿈을 꿨어요.

호서와트 축제에서 꾸민 덤블도어 교수의 방.

호서와트 축제에서 꾸민 덤블도어 교수의 방.

Q. 재연 과정은요.
A. 김미현 총괄부장: 학교의 지원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테지만 그걸로도 부족해서 사업기획서를 써서 교내 창업동아리에 등록했어요. 지원금을 받았죠. 또, 온라인 소셜 커머스, 해외 사이트 등에 온라인 발품을 팔아서 소품들을 구매했어요. 그냥 재연이 아니라 재현한 것처럼 보이고 싶었거든요. 정말 마법 세계에 온 것처럼 보이는 데 가장 신경쓴 거죠.
김채희 연출부장: 김 총괄부장이 말한 것처럼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지금 마법학교에 입학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정도여야 했어요. 지나다니는 스태프까지 마법사인양 분장하도록 했죠. 실제 생각을 옮긴다는 게 쉽진 않았어요. 결국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직접 만들었죠. 작중에서 인물들이 자주 쓰는 벽난로(가루를 뿌리면 순간이동 가능), 9와 4분의 3 승강장(마법사만 벽을 통과해 갈 수 있는 호그와트행 열차 출발 장소)는 설치 작품으로 만들었죠.

추연우(앞)·최찬이 학생모델이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포즈를 취했다.

추연우(앞)·최찬이 학생모델이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포즈를 취했다.

Q. 참여율은 어땠나요.
A. 곽혜원 홍보부장: 선물이 걸린 이벤트가 많아서 상품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업체와 만났어요. 주로 이메일로 소통했죠. 그렇게 말이 오간 업체까지 포함하면 200여 개예요. 그중 저희에게 제품을 협찬한 곳은 6곳이죠. 화장품 브랜드 홀리카홀리카(마법 콘셉트의 로드숍), 해리 포터 관련 도서를 출판한 회사 문학수첩, 잡화 업체 아이드림, 식품업체 연성글로벌, 페이퍼토이 업체 모모트, LED 사탕 등을 만드는 나무인터내셔널이에요. 학교 앞 업체 20곳에선 교환 쿠폰 등을 받았죠.

호서와트 축제 포스터.

호서와트 축제 포스터.

Q. 판타지를 실제로 만드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는데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고민지 기획부장: 일상에 없는 판타지 요소를 녹여내 인기가 더 좋았던 건 아닐까 싶어요. 학우 분들도 그렇고 저희도 더 열심히 현장을 즐길 수 있었죠. 게임학과 학생들이 만든 ‘마법교실’ 게임, 산업애니메이션학과가 만든 호그와트 학생증 등 타과생들의 참여도 많았습니다. 모두 환상 속 존재를 현실에 만들고 싶다는 염원이 한 데 모여서 가능했던 결과 아닐까요. 실제 설문조사 결과 우리 콘텐트에 만족했다는 학우들이 1400여 명이었습니다. 뿌듯했죠.

작중 인물들은 기숙사 벽난로 등에 모여 담소를 나누곤 한다. 또는 마법 가루를 뿌려 순간이동하는 통로로도 이용한다. 이 설정에 영감을 받은 축제 설치물이다.

작중 인물들은 기숙사 벽난로 등에 모여 담소를 나누곤 한다. 또는 마법 가루를 뿌려 순간이동하는 통로로도 이용한다. 이 설정에 영감을 받은 축제 설치물이다.

이야기를 들은 학생모델들이 끄덕였어요. “해리 포터를 정말 좋아했는데 저도 대학생이 돼 현장에서 그런 축제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추연우 학생모델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말했죠. “집에 가서 헤르미온느로 변신한 사진을 스마트폰 메신저 앱 프로필 사진으로 해둘 겁니다. 친구들에게 헤르미온느가 되었다고 자랑할 거예요.” 연우 학생모델이 망토를 휘두르며 덧붙였습니다.

(앞)추연우 학생모델, (뒤)김우빈 진행부장.

(앞)추연우 학생모델, (뒤)김우빈 진행부장.

이렇게 직접 학교 수업과 연계한 축제를 기획한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작품 활동의 주제로 승화시키기도 합니다. 미국의 유명 팝업북 작가(페이퍼 엔지니어·종이 기술자) 매튜 레인하트(47)가 주인공이죠. 지난 1999년 첫 팝업북 ‘공포증’을 출간한 후 ‘겨울왕국’, ‘스타워즈’ 팝업북 작품 등을 펴내며 수십년째 작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미국·영국서 ‘해리 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를 펴냈죠. 책은 영화 속 호그와트의 주요 장면, 건물, 등장인물 등을 담았습니다. 퀴디치 모습과 금지된 숲(어둠의 숲-작중 호그와트에 있는 입장이 허가되지 않은 숲, 각종 생명체가 거주한다)을 볼 수 있죠. 감금된 해리 포터를 구하기 위해 친구 론 위즐리가 훔쳐타고 온 아서 위즐리의 날아다니는 포드 자동차도 있습니다. 이 많은 구성물을 어떻게 만들어냈을까요. 영화를 참고했다고는 하지만 상상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죠. 매튜 레인하트가 소년중앙에 특별히 비밀을 공개했습니다.

팝업북 작가(페이퍼 엔지니어·종이 기술자) 매튜 레인하트가 소년중앙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팝업북 작가(페이퍼 엔지니어·종이 기술자) 매튜 레인하트가 소년중앙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Q. 환상 속 호그와트를 실재하는 것처럼 만드는 데 노력을 쏟았다고 들었어요. 뭐가 제일 어려운 점이었나요?
A. 팝업 작품이 실제 호그와트처럼 보이게 만드는 건 어려운 도전이었죠. 소설 속에서 다이애건 앨리(작중 마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 거리)에 가면 마법 지팡이를 파는 올리밴더스 가게 아시죠. 거기에서 지팡이 하나를 사다가 마법으로 뚝딱 만들어 내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정도였어요. 호그와트는 하늘로 곧게 뻗은, 일상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양인 건물, 타워가 한 데 밀집한 곳입니다. 성의 작은 부분까지 제자리에 두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현실적으로 책에 성을 잘 묘사하기 위해 묘사할 부분을 나눴죠. 첫 번째 팝업에는 성의 곳곳을 묘사했죠. 건물 그대로의 부분이요. 두 번째 팝업에는 온실, 교실을 세세한 부분까지 담았습니다. 완벽하게 구성하기 위해 석 달이 걸렸죠. 작은 부분까지 열 번 넘게 다시 디자인했습니다. 커다란 성, 인물 등 팝업 일부에는 작은 손잡이도 달았죠. 이걸 당기면 작은 팝업이 ‘까꿍’ 하고 나오는 깜짝 선물인 셈입니다. 원작에서 중요하게 묘사된 장면을 연상하는 팝업들이죠. 팝업 내부 구조 배치 등을 많이 공부했지만 저조차도 팝업 속에서 돌아다니면 길을 잃을지 몰라요. 그만큼 꼼꼼하게 구성했죠.

매튜 레인하트가 해리포터 시리즈 속 호그와트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 표지.[사진=Insite Editions]

매튜 레인하트가 해리포터 시리즈 속 호그와트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 표지.[사진=Insite Editions]

Q. 호그와트를 주제로 팝업북을 제작하기로 한 과정이 궁금해요,
A. 보통 제작에 들어가기 2~3년 전에 책을 계획해요. 하지만 호그와트는 비교적 빠른 18개월 전에 결정했죠. 주제를 결정한 후에는 연구와 저술을 시작합니다. 일단 말로만 각 페이지에 어울릴 종이 재질 등을 정해둬요. 그 후 그림을 그리죠. 팝업북이 완성되면 어떤 모양일지, 종이에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지라도 일단은 그려둡니다. 그 후 팝업을 손으로 종이를 오리고 접어가면서 디자인합니다. 어떤 구성으로 팝업이 완성될지 구조를 짜두는 거죠. 머릿속에 있는 걸 상황에 맞춰 가면서 실재하는 것으로 만들어 내요. 작품이 뭐인지에 따라 한 팝업에 길게는 두 달, 짧게는 하루 정도 걸립니다. 작품을 구상하다보면 막힐 때도 있는데 그럴 땐 하루 쉬면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작품으로 돌아갑니다. 종이의 각 부분 등을 팝업에 어떻게 넣을지를 다 정하고 나면 다시 분리하죠. 조각들을 다 스캔한 후 프로그램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해 컴퓨터로 조각을 옮깁니다. 종이 공학 작업을 끝낸 후에는 마지막 단계인 색상 작업을 시작해요. 우선 조각들 위에 그림을 올립니다. 호그와트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협업을 해야 했죠. 이번엔 아티스트 케빈 윌슨(Kevin Wiloson) 씨와 함께 했습니다.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작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건 즐겁죠.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Q. 수많은 시간을 들일 주제로 해리 포터를 정했죠. 본래 이 시리즈의 팬이었나요.
A. 전 완전한 포터헤드(Potterhead, 해리 포터 팬을 지칭하는 용어)예요. 시리즈를 거듭하며 해리 포터가 자랐고, 그에 따라 이야기도 발전했죠. 새로 출간되는 시리즈를 보면서 서사 발전에 놀랐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전 거대한 해리 포터 팝업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꿨죠. 지난해 저는 처음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있는 다이애건 앨리에 갔어요. 제 에이전트가 해리 포터 프로젝트를 상기시켰죠.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걸 축하하려고 버터맥주(작중 마법사들이 마시는 음료 이름)도 마셨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신비한 곳에서 제 꿈이 이뤄졌던 셈이죠.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Q. 작품에 참고한 특정 시리즈가 있다면요.
A. 이번 책은 워너브라더스의 해리 포터 영화들에서 영감을 받았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까지요. 해리, 헤르미온느, 론이 호그와트를 다닌 수년동안 성장해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잖아요.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매튜 레인하트가 펴낸 '해리포터: 호그와트로의 팝업 가이드'.[사진=Insite Editions]

Q. 마법 세계 관련 콘텐트를 만드는 것의 가장 좋은 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그냥 마법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지팡이 같은 마법 세계 상징물이나 론 위즐리 아버지 아서 위즐리의 날아다니는 자동차 같은 거요. 전 동물도 좋아해서 극중 동물을 좋아하는 해그리드와 많이 다닐 거예요. 마법 세계 동식물에 대해 배울 수 있겠죠.

(왼쪽부터)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왼쪽부터)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Q. 마법 세계를 즐기는 ‘나만의 팁’이 있다면요.
A. 마법 세계 비밀을 발견해 나가는 게 가장 재밌는 일이에요. 머글(마법사가 아닌 사람을 부르는 해리 포터 세계관의 용어)이 사는 ‘일반 세상’에는 없는 역사, 비밀, 생명체들을 발견하는 거죠. 상상의 일이지만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겠죠. 우리가 보거나 이해하는 것 이상의 것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게 스스로에게 부릴 수 있는 마법 아닐까요.

(왼쪽부터)추연우·최찬이 학생모델.

(왼쪽부터)추연우·최찬이 학생모델.

Q. 마법 세계와 현실 세계의 차이점을 꼽으면요.
A. 마법 세계에선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이 가능해질 수 있죠. 지팡이, 알맞은 주문만 있다면 말이죠. 현실 세계에선 간단한 일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현실 세계라고 해서 모든 게 불가능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열심히 일하고 깊이 생각한다면 뭐든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죠.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 학생기자.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 학생기자.

마법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친구들이 기억하면 좋겠군요. 현실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여기, 해리 포터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그대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꿈이 없는 소년이었다가 해리 포터의 세계관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덕질’하면서 일상이 즐거워졌다는 ‘덕후’들입니다. 한국 팬부터 인도 팬까지 만나 보았는데요. 지난 2015년 11월 10일 개설, 10월 23일 기준 구독자 4만3000명을 기록하고 있는 ‘해리 포터와 덕후들의 방’ 운영자 배상현(25) 씨와의 이야기에는 자타공인 해리 포터 덕후 손채은 학생기자가 동행했습니다. 손 학생기자는 이날 해리 포터 관련 레고, 요리책, 보드게임 등을 챙겨 왔죠. 배 운영자도 해리 포터·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뉴트 스캐맨더(‘신비한 동물사전’ 주인공)의 지팡이, 교복 등을 가져 왔습니다. 주로 책을 수집한다는 손 학생기자는 “이런 굿즈가 있는 건 처음 알았어요”라며 배 운영자의 굿즈를 구경했죠. 배 운영자도 “2007년생인 손 학생기자가 저도 모르는 도서들 많이 가지고 있어요”라며 놀랐죠. 배 운영자와의 일문일답을 함께 보실까요.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왼쪽) 학생기자와 배상현 '해리포터와 덕후들의 방' 운영자.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왼쪽) 학생기자와 배상현 '해리포터와 덕후들의 방' 운영자.

Q. 채널 개설 계기는요.
A. 할 게 없어서 취미생활로 시작했어요. 해리 포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이 페이스북엔 적었죠. 공유할 공간을 내가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요. 영화 스틸 장면을 편집해 올리다가 해리 포터 관련 소식들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프로필 사진은 기숙사 휘장 사진이었던 것까지 기억납니다. 꾸준히 하다보니 채널이 점점 커졌죠.

손채은 학생기자가 해리 포터 굿즈를 착용했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해리 포터 굿즈를 착용했다.

Q. 본인에게 해리 포터란 어떤 존재인가요.
A. 제가 원래 판타지를 좋아해요. 그중 해리 포터가 제일이죠. 여덟살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죽마고우 같은 존재입니다. 초등학교 때 마법사의 돌, 비밀의 방 등을 순차적으로 만날 수 있었죠. 제가 고등학생 때 시리즈가 끝났고요. 함께 자란 거잖아요. 평생 친구인 거죠.

호서와트 축제 설치 구성물. 특정 마법사 수배 전단을 따라 표현했다.

호서와트 축제 설치 구성물. 특정 마법사 수배 전단을 따라 표현했다.

Q.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총괄 관리자인 저, 번역 세 분, 디자인팀 한 분까지예요. 그 분들이 안 계셨다면 페이지를 못 끌고 왔을 거예요. 제겐 원동력이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 구했으니 구독자들이었을 테죠. 해리 포터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뭉친 사람들입니다. 저는 번역된 해외 소식을 받으면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을 편집해 자막을 달아요.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 학생기자.

해리포터 팬답게 굿즈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나선 손채은 학생기자.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구독자가 있나요.
A. 작년에 핼로윈 파티를 함께 즐긴 분들이 있어요. 그중 한 분은 해리 포터 덕질을 위해 영국에 자주 방문한대요. 해리 포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고 싸인도 받는 게 꿈이라고 하더군요.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 사진을 받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투자하는 게 멋져요.

손채은 학생기자가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로 펜시브(기억 저장고)에 넣기 위해 기억을 빼내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로 펜시브(기억 저장고)에 넣기 위해 기억을 빼내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할 게 없어서 시작한 거지만 인터뷰까지 하게 됐잖아요. 이런 걸 보면 그냥 ‘뭐하지?’ 하지 말고 뭐든 하면 되는 거 같아요. 꿈이 있는 친구들이 별로 없잖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이었더라도 커집니다. 자기가 열정을 쏟아 부으면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거예요. 당장은 해리 포터 팬들과 함께 하는 핼러윈 파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상영관을 빌려 새로 개봉할 영화를 구독자와 함께 보는 일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손채은 학생기자, 배상현 운영자가 해리 포터 관련 굿즈를 한 곳에 모았다.

손채은 학생기자, 배상현 운영자가 해리 포터 관련 굿즈를 한 곳에 모았다.

인터뷰를 마친 후 현장에 동행했던 손 학생기자는 국내엔 출간되지 않은 해리 포터 관련 서적들을 들어 보이며 “이걸 다 술술 읽는 게 목표예요”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커서 해리 포터 세계관처럼 넓은 판타지 세계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소설도 쓰고 있죠.” 손 학생기자처럼 판타지에 매료된 다른 팬을 만나볼까요. 인도에서 ‘해리 포터-호그와트의 마법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카딕 자야챈드란과 그의 인터뷰를 도운 블로거 마니디파 채라보티예요. 23일 기준 47만5000명이 자야챈드란의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죠. 자야챈드란은 인도 첸나이에 사는 19살 기술자예요. 그가 멀리서 소년중앙에 하는 말을 들어볼까요.

페이스북에서 '해리포터-호그와트의 마법사' 페이지를 운영하는 카딕 자야챈드란. [사진=본인 제공]

페이스북에서 '해리포터-호그와트의 마법사' 페이지를 운영하는 카딕 자야챈드란. [사진=본인 제공]

Q. 채널은 언제 만들었나요.
A. 4년 전에 모든 게 시작됐어요. 작은 그룹이었고 지금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채널이 성장한 건 제게도 멋진 경험입니다.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취향에 대해 논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는 ‘죽음의 성물’이에요. 친구들 생각은 다를 수 있겠죠.

(왼쪽부터)추연우 학생모델·김우빈 진행부장·최찬이 학생모델이 각각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왼쪽부터)추연우 학생모델·김우빈 진행부장·최찬이 학생모델이 각각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알버스 덤블도어 교수·해리 포터로 변신했다.

Q. 해리 포터에 빠진 계기는요.
A. 해리 포터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에게 해리 포터를 좋아하지 않는 게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물론 책을 안 읽거나 영화를 안 본 사람들도 있지만 등장인물은 같으니 문제될 게 없죠. 또, 마법 세계에도 다들 같은 친숙함을 느끼고 있잖아요.

(왼쪽부터)추연우·최찬이 학생모델.

(왼쪽부터)추연우·최찬이 학생모델.

Q. 본인이 느끼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은요.
A. 호그와트가 주는 웅장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매력적이에요. 또, 마법세계가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도 그렇죠. 영국 런던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 같잖아요. 마법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도 그래요. 순수 혈통과 머글 혈통 사이에 긴장감이 있죠. 편견이 마법 사회의 일부분을 이루고, 극의 주요 갈등을 이끌어 간다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랑 다를 바 없어 보이죠.

최찬이 학생모델.

최찬이 학생모델.

Q. 극 구성에 대한 말이군요.
A. 네. 책은 시작할 때 선과 악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고 있죠. 그게 판타지 속 얘기더라도 우리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얘기잖아요. 선한 쪽의 해리와 덤블도어 교수, 악한 쪽의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작중 볼드모트의 추종자 무리를 일컫는 말)이 뚜렷하게 나뉘죠. 그 밖에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네빌 롱바텀, 루나 러브굿, 위즐리 가족, 시리우스 블랙, 리무스 루핀,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 루베우스 해그리드, 드레이코 말포이 등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잖아요. 마법 능력을 제외하고선 말이죠. 우린 해리 포터 세대죠.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조앤 K. 롤링. [사진=Mary McCartney 2015]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조앤 K. 롤링. [사진=Mary McCartney 2015]

자야챈드란은 인터뷰 말미에 “해리 포터 세계관을 만든 조앤 K. 롤링, 그의 작품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팬들 덕분에 해리 포터 세계가 계속 의미를 갖고 있는 거라 생각해요”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렇다면 조앤 K. 롤링은 세계관을 ‘뚝딱’ 만들어낸 걸까요. 그는 지난 1965년 7월 영국 웨일즈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포르투갈에 가서 영어 강사로 일하다 현지 기자와 결혼했지만 생후 4개월이 된 딸을 낳고 이혼하죠. 그를 데리고 영국으로 돌아갑니다.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생활 보조금으로 살았죠. 그러다 카페 ‘니콜슨’에서 해리 포터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친구 중 포터라는 성을 가진 이가 있었고, 여기에서 성을 따 왔죠. 여러분이 아는 해리 포터 세계관은 이 카페에서 탄생한 셈이에요. 해리 포터는 환상문학에 추리문학 요소도 갖췄다는 게 일각의 평입니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준비한 굿즈 등.

손채은 학생기자가 준비한 굿즈 등.

손 학생기자는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게 꿈인데 해리 포터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라며 “수정하고 있어서 언제 마무리 지을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해리 포터 시리즈가 탄생한 비밀은 뭘까요. 혹은 판타지 세상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동력은 무엇일까요. 레베카 솔트 조앤 K. 롤링 홍보 담당자가 소년중앙에 롤링의 몇 가지 답변에 대해 전해 왔어요. 함께 보면서 생각해 봐요.

호서와트 축제서 해리 포터 굿즈로 장식한 탁자다. 기숙사 굿즈, 폴리주스(마시면 다른 생명체 등으로 변하는 마법약) 레시피가 적힌 종이가 눈에 띈다.

호서와트 축제서 해리 포터 굿즈로 장식한 탁자다. 기숙사 굿즈, 폴리주스(마시면 다른 생명체 등으로 변하는 마법약) 레시피가 적힌 종이가 눈에 띈다.

Q. 어떻게 다른 세계 이야기를 쓰셨나요.
A. 전 다른 소설 속 세계 이야기를 각자의 방에 넣어둬요. 때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들을 배치해야 할 때도 있죠. 제 마음 속 서랍장들에 뭐가 있는지, 뭘 넣어뒀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각 세계가 다행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제가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세계 속에 들어가서 꺼내 올 수 있어요. 거기에 사는 캐릭터 등이 제겐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기억되기 때문이죠. 물론 극본과 소설을 구분해 쓰는 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뭐가 더 쉽다고 표현할 순 없지만 소설이 제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극본이 더 낯설긴 하죠.

해리 포터의 반려조 헤드위그.

해리 포터의 반려조 헤드위그.

Q. 줄거리와 캐릭터 중 먼저 떠오르는 건 뭔가요.
A. 전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줄거리가 보통은 처음으로 떠오릅니다. 캐릭터를 탄생시키기 전에 넓은 규모의 줄거리를 생각해 둬야 해요. 하지만 몇몇 이야기는 캐릭터에서도 나왔습니다. 캐릭터가 곧 줄거리가 될 수도 있는 셈이죠.

호서와트 행사서 덤블도어 교수의 방으로 꾸민 곳. 총괄기획부 학생들이 해외 온라인 사이트서 공수했다는 덤블도어 가면이 눈에 띈다.

호서와트 행사서 덤블도어 교수의 방으로 꾸민 곳. 총괄기획부 학생들이 해외 온라인 사이트서 공수했다는 덤블도어 가면이 눈에 띈다.

Q. 작품 제목은 어떻게 생각해 냈고 그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A. 제목은 알아서 생각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그들을 내놓는 건 언제나 긴장되는 일입니다. 전 그들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담도 있죠. 제가 모든 줄거리를 알고 있더라도 제목이 뭐가 될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마법 콘셉트 부스를 꾸미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

마법 콘셉트 부스를 꾸미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

Q. 독자들의 반응이 작품의 구성을 좌우할 때도 있나요.
A. 해리 포터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강렬하고 압도적입니다. 전 사람들이 책 혹은 영화를 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게 좋아요. 하지만 전 작품을 시작할 때 제가 어떻게 써나갈지를 미리 생각해두기 때문에 방향이 변하는 일은 없습니다.

학생기자·모델 동행 후기

손채은 학생기자.

손채은 학생기자.

손채은 학생기자(서울 원효초 5)
무척 재미있고 의미까지 잡은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굿즈가 있는지 몰랐어요. 저는 책만 많이 갖고 있거든요. 배상현 운영자가 들고온 걸 본 후 '저런 것도 있구나' 싶었죠. 아무리 해리 포터 팬이어도 한정판은 쉽게 가질 수 없잖아요. 부러워요. 저도 크면 굿즈가 더 발전해서 나오지 않을까요. 그 땐 더 재밌는 덕질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추연우 학생모델.

추연우 학생모델.

추연우(화성 청계초 5) 학생모델
오늘 취재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제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모두 다 챙겨봤죠. 처음 동행 사실을 듣고는 설렜습니다. 현장에 가서 영화에서만 보던 망토, 지팡이, 빗자루를 보고 만졌죠. 호그와트 교복을 입고 헤르미온느가 된 것처럼 포즈도 취했죠. 계속 지팡이를 휘두르며 제가 아는 주문들도 외웠어요. 영화 속 헤르미온느처럼 씩씩한 걸음으로 망토를 휘날리기도 했고요. 정말 헤르미온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오른쪽)최찬이 학생모델.

(오른쪽)최찬이 학생모델.

최찬이(서울 하늘초 5) 8기 학생모델
해리 포터처럼 동그란 안경을 썼어요. 망토도 둘렀고 빗자루까지 들었죠. 여기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까지 쓰니 정말 마법사가 된 느낌이 들었죠. 진짜 마법사가 된다면 어떨까요. 전 순간이동으로 가고 싶은 나라에 가볼 거예요.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강민혜 기자, 동행취재=손채은(서울 원효초 5) 학생기자, 추연우(화성 청계초 5)·최찬이(서울 하늘초 5) 학생모델, 도움말=Rebecca Salt(J.K. Rowling PR team), Matthew Reinhart(Paper engineer·writer of ‘Harry Potter: a Pop-Up Guide to Hogwarts’), Karthick Jayachandran(Admin of ‘Harry Potter-The Hogwarts Wizard’), Manidipa Chakraborty(Blogger), 배상현(‘해리포터와 덕후들의 방’ 운영자), 장소 협찬=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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