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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빠진 ‘탱크’ 누구시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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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한 최경주가 4번 홀에서 힘차게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4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한 최경주가 4번 홀에서 힘차게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탱크’ 최경주(48)가 4개월 만에 홀쭉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KPGA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개막 #종양 제거 수술 이후 체중 빠져 #“18번 홀 마쳐 기뻐, 행복한 하루”

25일 경남 김해시 정산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최경주는 황인춘(44)·엄재웅(28)과 동반 라운드했다. 첫 날 성적은 5오버파로 출전 선수 114명 중 공동 101위. 하위권에 머문 최경주는 “18번 홀을 마칠 때 기뻤다. 굉장히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며 웃어보였다. 1라운드에선 이대한(28)이 6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25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4번 홀에서 홀아웃하면서 갤러리들의 박수에 답례하는 최경주. [사진 KPGA]

25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4번 홀에서 홀아웃하면서 갤러리들의 박수에 답례하는 최경주. [사진 KPGA]

2011년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창설한 뒤 2015년을 빼고는 해마다 이 대회를 개최해왔던 최경주에겐 올해 대회에 출전하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6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4개월 동안 필드에 서지 못했다. 당초 그는 허리 통증을 이유로 PGA투어 사무국에 2개월 간 병가를 냈다. 그러나 지난 8월 건강검진 도중 충격적인 결과를 접했다. 갑상선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됐고, 종양 제거에 성공했다. 그러나 회복하는데는 한 달 넘게 걸렸다. 그는 이달 초에야 다시 클럽을 잡고 복귀를 준비했다.

‘탱크’는 그새 체중이 13㎏이나 빠졌다. 오랜 만에 본 사람들은 “몰라볼 정도”라고 할 만큼 야위었다. 그래도 최경주는 “허리 통증이 있을 때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더 나가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샷은 예전에 비해 힘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날 버디 1개, 보기는 6개를 기록한 최경주는 “지구력이 문제다. 완벽히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수술 후에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되돌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컷 통과를 하려면 2라운드에서 적어도 4언더파를 쳐야할 것 같다. 힘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25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응하면서 웃는 최경주. [사진 KPGA]

25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응하면서 웃는 최경주. [사진 KPGA]

최경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대해 여전히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 때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던 이 대회는 지난해보다 총상금이 2억5000만원 늘어난 1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최경주는 출전 선수 114명 전원의 참가비(1인당 11만원)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신 내줬다. 예선에 떨어진 선수들에게도 일정 금액의 상금을 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최경주는 "후배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좋은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희(34)는 파5의 10번 홀(596야드)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 KPGA투어 역대 9번째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프로골퍼도 앨버트로스를 할 확률은 200만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홀인원(1만2000분의 1)보다 드문 진기록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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