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검은 베레 장군, 마지막 낙하 시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35년 간의 군 생활을 전역식 대신 고공 낙하 시범으로 마감한 장군이 있다.

1971년 소위로 임관한 뒤 2002년 4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제17대 특전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35년의 군 생활 중 15년을 특전부대에서 근무한 '특전맨' 김윤석(60.육사27기) 중장. 그는 26일 오전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전역 신고를 한 뒤 경기도 광주 특전교육단으로 이동해 CH-47 치누크 헬기에 몸을 실었다. 오후 3시 특전교육단을 이륙한 헬기가 지상 1000m 상공에 도달하자 김 중장은 후배들의 거수 경례를 받은 뒤 허공으로 몸을 날려 멋진 낙하 비행을 선보였다. 주한 미 특전사 장병, 부하 지휘관과 참모 등 30여 명도 그의 뒤를 이어 낙하를 해 군을 떠나는 선배의 마지막 비행에 동참했다.

30여 분 만에 특전교육단 연병장에 무사히 도착한 김 중장은 도열해 있던 장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지금까지 1050회의 고공낙하 기록을 보유한 김 중장은 전우들과 함께 군인으로서의 마지막 고공낙하를 마친 뒤 "진정한 지휘관은 부하보다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전역하는 날 낙하산 강하를 시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한 지난 35년이 자랑스럽다"며 "최근 입대하는 신세대 장병들이 조국과 군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인식하고,세계 최강의 군대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중장은 5공수여단 작전참모와 대대장, 9군단장 참모장, 국군체육부대장, 52사단장, 육본 감찰감, 제2 야전군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글.사진=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