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 세계 최장해상교 개통 "7대 기적" 자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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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통을 앞둔 강주아오 대교. [인민화보 제공]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가 23일 개통된다. 홍콩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중국 본토의 광둥(廣東)성과 마카오를 잇는 다리다. 총연장 55㎞ 중 해상 구간은 22.9㎞와 해저 터널 구간 6.7㎞ 가 포함돼 있다.

길이 55km, 철강만 에펠탑 60배 #‘현존 세계 7대 기적’ 자화자찬 #소련 원조로 다리 놓던 중국의 토목 굴기

이 다리의 개통으로 자동차로 4시간, 배로 1시간이 걸리던 광둥성 주하이(珠海)화 홍콩 간의 거리가 30분대로 단축된다. 중국 제조업의 총본산인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ㆍ마카오를 포괄하는 빅베이(大灣區) 광역경제권의 건설도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 지역 역내총생산(GRDP)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와 맞먹는다.

또한 홍콩과 중국 대륙의 일체화도 강주아오 대교의 개통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광둥성 성도 광저우(廣州)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 노선이 개통됐다. 중국 대륙과 홍콩의 통행 수단이 그만큼 빨라지고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23일 개통을 앞둔 강주아오 대교. [인민화보 제공]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3일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에 참석한다. 중국이 이 다리의 개통에 얼마나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다리는 또한 중국의 ‘토목 굴기’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 10대 해상교 가운데 6개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시공 경험이 풍부하지만 강주아오 대교는 특히 난공사에 속했다. 세계 최장의 해저 침매터널(沈埋ㆍ완성한 터널을 바닷속에 묻는 공법), 세계 최장의 철골 교체(橋體ㆍ다리 몸체) 등 새로이 갈아치운 기록이 수두룩하다. 이 다리에 투입된 철강 무게는 에펠탑 60개에 해당하는 42만5000t이다. 또 다리의 중요 부분들을 공장에서 생산한 뒤 시공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바다 위에는 교각을 받치기 위한 인공섬이 두 개 건설됐다.

23일 개통을 앞둔 강주아오 대교. [인민화보 제공]

2003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최초의 계획을 세운 이래 사전 연구와 준비작업에만 6년, 착공 후 공사기간 8년이 걸렸다. 중국 토목ㆍ건설 업계는 ‘현존하는 세계 7대 기적의 하나’라거나 ‘교량 건설의 에레베스트(최고봉이란 뜻)’란 표현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홍콩, 마카오의 협력으로 해결해 낸 것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1957년 양쯔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창장(長江)대교를 건설할 때만 해도 자체 역량으로는 역부족이어서 옛 소련의 원조와 기술자들의 설계ㆍ시공 지원을 받아 완성했다. 그랬던 중국의 토목 수준이 60년만에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뤘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대교 가운데 81개가 중국에서 완공됐거나 공사 중에 있다.

강주아오 대교는 23일 개통식이 열리지만 실제 일반 차량의 통행은 24일부터 시작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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