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주 세계가 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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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빈 엑스포 보해 복분자주 코너에서 외국인 바이어가 복분자주를 시음하고 있다.

국산 복분자 술이 세계의 와인과 어깨를 겨뤘다. 23일부터 사흘 동안 홍콩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와인박람회 빈 엑스포(VIN EXPO)에 보해양조의 복분자 술이 얼굴을 내밀었다.

보해의 와인박람회 참가는 국내 주류업계 최초다. 보해 복분자주 코너를 찾은 관람객들은 "동양의 신비를 담은 깊은 맛이 일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위스에서 온 와인 수입상 존 포로이스는 복분자주를 한 잔 마셔보고는 "맛이 깔끔하고 신선하다. 유럽에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해양조는 이번 박람회를 발판으로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임건우 보해양조 회장은 "보해 복분자주가 세계적인 명품 와인에 비해 품질이 뒤질 게 없다"며 "우리 고유의 복분자 맛을 내세워 유럽 와인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해 복분자주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만찬주로 채택되기도 했다.

보해 복분자주는 최상급 국내 복분자만을 엄선한 뒤 정통 와인 발효 공법으로 빚은 술이다. 지난해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국제 와인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또 국내 처음으로 미국 알코올담배총기국(ATF)의 품질 인증을 받았다. ATF는 주류.담배.총포의 품질 인증과 판매 승인을 담당하는 곳이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엄격한 품질 검사를 한다. 복분자주는 보해양조의 제품 외에 고창 선운산 동백 복분자주, 고인돌 복분자주 등이 있다.

복분자는 술 외에 차나 즙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상주 복분자 농축액 700㎖(2만원), 지리산 복분자 분말(200g 두 개, 2만9000원), 고창 선운산 복분자즙(60포, 5만9000원), KT&G 복분자즙(석류즙과 함께 판매, 4만2750원) 등이다. 복분자 열매를 팔기도 한다. G마켓에서는 백두산 복분자산딸기 2㎏을 2만2000원에 판매 중이다. 차로 마실 때는 뜨거운 물에 복분자즙을 넣고 끈끈한 액이 모두 풀어질 때까지 살살 저어 마시면 좋다고 한다.

복분자(覆盆子)란=복분자는 예부터 약재로 쓰였다. 탄수화물.포도당.과당 등과 비타민 B, C가 함유돼 있다. 동의보감에는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한 것과 여자의 불임을 치료하며 눈을 밝게 하고 간을 보호해 몸을 가볍게 한다"고 적혀 있다. 본초서와 방약합편에도 "여자의 잉태를 도우며 남자의 양기를 강하게 하고, 머리털을 희지 않게 한다"고 쓰여 있다. 복분자란 이름은 '마시고 나면 요강이 뒤집힐' 정도로 몸에 좋아진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

홍콩=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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