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 주차타워·지방賣場 등 처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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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쇼핑몰인 밀리오레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 유종환 사장은 21일 "서울 명동 밀리오레 부설 주차타워를 이번주 중 매각하고 대구와 광주 점포를 추가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3백4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10층 규모의 이 주차타워는 L건설회사에 3백50억원에 매각될 예정이다.

밀리오레 측은 또 현재 임대분양 형식으로 돼 있는 명동.부산.수원 밀리오레의 일부를 등기분양으로 전환해 상인들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등기분양 대상은 전체의 30% 가량이며, 이를 통해 2천억~3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 초부터 추진하던 명동 밀리오레 건물 상층부의 오피스텔 전환 계획은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현재 사무실로 사용되는 4~5개층을 현 상태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사장은 "1998년을 전후로 인기를 누렸던 쇼핑몰 경기가 2001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매출은 2000년의 20~30%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경쟁력이 떨어진 점포를 정리해 확보된 자금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쟁력 없는 지방 점포를 매각하는 대신 서울 도심에는 추가 출점을 계획 중이다. 또 디자인력이 있는 도매 상인을 육성함으로써 쇼핑몰 경기를 다시 살린다는 방침이다.

유사장은 "경쟁력 있는 제조상인들이 도소매 점포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독창적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것이 쇼핑몰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밀리오레는 98년 동대문 밀리오레를 시작으로 2000년 서울 명동.부산, 2001년 대구.수원.광주 등에 총 6개의 점포를 개설, 운영해 온 쇼핑몰업계 최대 기업이다.

한편 남대문 메사 등 다른 대형 쇼핑몰도 대규모 외자 유치 등 구조조정작업을 추진 중이다. 메사 측은 다음달 초 일본으로부터 1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올 예정이다.

메사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3년 후 쇼핑몰 사업은 완전히 몰락하고 만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밀리오레.메사.두산타워 등 주요 쇼핑몰 업체들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재계약을 앞두고 획기적인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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