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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용차 벤츠 풀먼가드, 롤스로이스 팬텀으로 바뀌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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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백화원에 입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내린 차의 휠에 롤스로이스의 R(원 안)이 보인다. [사진 미 국무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백화원에 입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내린 차의 휠에 롤스로이스의 R(원 안)이 보인다. [사진 미 국무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량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의 남북 정상회담과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때 공개됐던 벤츠 S600 풀먼가드 리무진 대신 롤스로이스 팬텀을 탑승한 모습이 이번에 목격됐다.

폼페이오 만날 때 사진서 확인 #2006년부터 안보리 금수 품목 #어떻게 제재망 뚫었는지 의문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9일 CNN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이 차량에서 내려 영빈관에 들어가 폼페이오 장관과 악수하는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그의 차량 휠 가운데에서 알파벳 R자가 확인됐다. R은 롤스로이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차량이 롤스로이스 팬텀 방탄 모델로 보인다”며 “2015년 모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팬텀의 방탄 모델은 ‘아머드(Armoured·장갑)’라고 불리며, 첨단 소재와 방탄 장갑, 방탄유리로 만들어져 7.62㎜ 구경의 총탄도 막아낼 수 있다. 김 교수는 "롤스로이스 팬텀은 풀옵션 기준으로 10억원 정도”라며 "방탄 모델은 20억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기존 전용차량과 같은 차종인 벤츠 풀먼가드는 폼페이오 장관이 7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뒤 백화원으로 이동하면서 탄 것으로 나타났다. 폼페이오 장관을 예우했던 조치로 보인다.

당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탄 벤츠 풀먼가드.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과 같은 차종이다. [사진 Opendprk ]

당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탄 벤츠 풀먼가드.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과 같은 차종이다. [사진 Opendp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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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졌다. 특히 벤츠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저서 『김정일의 요리사』에서 “김정은은 7세 때부터 초대소(별장) 내에서 벤츠를 운전했다”고 썼다. 북한의 교과서엔 ‘김정은이 세 살 때부터 자동차를 몰았다’는 내용이 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광인 김 위원장을 배려한 듯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인 캐딜락 원(비스트) 내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롤스로이스 팬텀과 같은 차량은 사치품에 해당한다. 사치품은 2006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대북 금수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그래서 롤스로이스 팬텀이 어떻게 국제적인 대북제재망을 뚫고 김정은의 손에 들어갔는지가 의문이다. 김 교수는 “롤스로이스 팬텀 방탄 모델의 경우 고객 정보는 회사에서 비밀로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며 “밀수 루트를 알아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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