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당일 일정으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의 비공개 접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키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 2차 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윤 수석은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김정은 만난 뒤 방한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 협의 #미국의 상응조치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에게 방북 성과 설명
또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미·북 정상회담 일정 등을 이른 시일 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려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2시간 동안 만나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고, 이어 1시간30분 동안 북한 내 외빈 숙소인 백화원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북한 방문이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지만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 말씀을 전해 달라’고 했다”며 “문 대통령과 한국이 여기까지 오는 데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조치를 취해 전 세계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곧 있을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진전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은 40분간 진행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청와대 방문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업무 만찬을 하면서 구체적인 방북 성과를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7월 방북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고, 8월 말 방북은 아예 취소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들에 계속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동행했던 한 미국 관리는 “지난 방문보다 성과가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a long haul)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 등을 만나 방북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