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도우랬더니 무차별 폭행한 사회복무요원들

중앙일보

입력

[사진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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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특수학교 서울인강학교의 사회복무요원이 장애 학생을 폭행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해당 사회복무요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5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신체‧정서적 학대)로 수사 의뢰가 접수된 서울인강학교 사회복무요원 3명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적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인강학교에는 학생의 등교와 수업을 돕는 사회복무요원 13명이 복무 중인데, 이들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학생들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괴롭혀온 의혹을 받는다. 이들은 주먹으로 장애 학생을 수차례 폭행하고, 책상 밑에 쪼그려 앉아있도록 해놓고 학생의 몸을 향해 의자를 밀어 넣기도 했다.

[사진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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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로부터 피해를 본 장애 학생 4명은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으며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인강학교는 학생을 폭행하거나 괴롭힌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일단 부인했다. 지난 5월 한 사회복무요원의 문제 제기가 행정실장에게 전달됐지만, 훈계하는 선에서 일이 마무리돼 교장이나 교사들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폭행 동영상을 제보한 내부 직원은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지금 학교 내부가 뒤숭숭하지 않으냐, 공론화시키면 좀 그렇다고 했다”며 교사들이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인강학교는 인강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다. 앞서 재단 산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벌어진 장애인 인권침해와 회계부정이 내부고발로 드러나면서 재단에는 2015년부터 서울시 임시 이사가 파견돼있다. 인강학교 교장과 교감 역시 채용 비리 혐의로 직위 해제된 상태다.

폭행 영상 속 피해 아동의 학부모는 아이를 더는 학교에 안 보내겠다고 했고, 이날 학교에 나온 학생은 전체 127명 중 43명뿐이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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