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비싸게 사들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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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 석유 수급안정을 위해 원유 비축업무를 맡고있는 유개공이 비축시기 및 물량을 잘 못 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유를 비싸게 도입,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유도입 방식도 산유국에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정유회사나 종합상사에 위탁, 공개입찰을 통해 구임하지 않고 외국의 국제석유 판매전문회사와 사실상 수의계약을 함으로써 입찰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비축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유개공과 동자부에 따르면 정부는 86년6월부터 88년8월까지 18차례에 걸쳐 2천5백55만3천 배럴(3억4천1백83만달러)을 U2기지에 비축했다.
평균 도입 단가는 13·38달러로 연도별로는 86년 10·79달러, 87년 17·20달러, 88년 13·75달러 등이다.
그러나 이 가격은 86년7∼8월 국제유가가 7∼8달러까지 폭락했고 88년말 9∼10달러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비싼 가격이다. 여기에 보관기간의 금리·비축기지관리비· 원화절상 등으로 매년 배럴 당 2달러의 비용이 추가되는 것을 감안하면 비용부담은 더욱 높아진다.
U2 기지에 대한 원유비축은 86년 초 OPEC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결정됐는데 당시에도 향후2∼3년간 수요보다 공급량이 초과될 뿐 아니라 최저 8달러까지 유가하락이 예상돼 조기 비축은 경제성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뒤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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