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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단원 꿈꿨다”…헬기타고 탈옥했다 석 달만에 붙잡힌 죄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장강도 탈옥범 레두안 파이드의 인터폴 수배 정보 [인터폴·AFP=연합뉴스]

무장강도 탈옥범 레두안 파이드의 인터폴 수배 정보 [인터폴·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극적으로 탈옥했던 죄수가 도주 석 달 만에 다시 붙잡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3일(현지시간) 탈주범 레두안 파이드(46)와 공범들을 이날 아침 파리 북쪽에 위치한 도시 크레이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복역 중인 무장강도 파이드는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수법으로 탈옥해 프랑스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파리 남부 교외의 레오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파이드는 지난 7월 1일 오전 교도소 밖 공범 2명이 훔친 헬리콥터를 타고 탈옥했다.

파이드는 지난 2013년에도 교도소 철문을 폭약으로 폭파한 뒤 탈옥했다가 6주 만에 붙잡힌 전력이 있다.

파이드 일당은 탈옥 전부터 치밀하게 도주 계획을 세웠다.

파이드를 도운 2명은 사전에 드론을 띄워 교도소 지형을 파악했다.

이들은 사전에 탈취한 헬리콥터를 당일 아침 교도소 내 항공기 접근 차단 그물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 착륙시켰다.

총으로 헬리콥터 조종사를 위협해 헬리콥터 운전을 맡겼다.

이후 면회실을 급습해 대기 중이던 파이드를 데리고 나와 헬기를 타고 도주했다.

헬기를 이용해 교도소를 빠져나온 이들은 교도소에서 60km 떨어진 곳에 착륙한 뒤 헬기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때 증거 인멸을 위해 헬기에 불을 지르고 차량을 이용했다.

범인들의 위협을 받고 탈옥을 도운 뒤 풀려난 조종사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기도 했다.

파이드 일당의 도주는 석 달간 이어졌다.

경찰의 검문과 추적을 수차례 따돌려 검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공범들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체포됐다. 그의 도주에는 그의 형제와 공범들의 가족들까지 동원됐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파이드의 저항과 도주에 대비해 이른 아침 시간 100여 명의 경찰관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작전 끝에 이들을 검거하고, 소총과 탄약 등 무기류도 다량 압수했다.

무장강도로 10년을 복역하고 2009년 모범수로 석방됐던 파이드는 2010년 또다시 무장강도를 저질렀다.

당시 그는 공범을 모아 방탄차량까지 동원했고, 프랑스 경찰과 고속도로에서 총격전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26세 경찰관이 강도들이 쏜 총에 맞아 순직했다.

파이드는 1년 만에 체포된 뒤 최근까지 복역 중이었다.

한때 파이드는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영화 '히트'(Heat) 등을 수십 번 돌려보며 갱 단원을 꿈꿨다고 밝히 바 있다.

모범수로 석방됐을 당시에는 죄를 뉘우쳤다고 떠벌리고 다녔고, 2010년에는 자신의 청소년기를 다룬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해 자서전을 소개해 '스타덤'에 올랐고, 그의 고향인 파리 외곽 빈민촌 청소년들은 그를 '우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하지만 자서전 속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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