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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이 불만이라고? 80대20법칙을 직시하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9)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칠레 경기.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칠레 경기.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얼마 전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남자 축구 금메달을 따느냐가 국민적 관심사였다. 특히 손흥민 선수의 군 면제 여부가 달려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까지도 금메달 획득이 그의 축구 인생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런 손 선수의 몸값은 5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소속팀은 그의 연봉을 어떤 기준으로 책정할까. 그가 인간적이고 인물이 잘생기고 한국 팬이 많다고 연봉을 많이 줄까. 아닐 것이다.

손 선수의 연봉은 골을 얼마나 넣고, 도움 골은 몇 개며, 수비에 가담해 팀의 승리에 기여했는지와 미래의 가치를 고려해 책정됐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상의 피곤함에 찌든 많은 사람이 주말 저녁 TV 앞에 모여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환호하기도 한다. 그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면 무형의 대리만족 가치가 상당할 것이다.

최근 최저임금이 큰 논란을 빚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연 단위로 환산하면 1900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내년엔 10.9% 올라 시간당 8350원, 연간 2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계선상에서 겨우 연명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는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다.

지난해 월급쟁이 평균 연봉은 3360만원

[자료출처 국세청, 제작 현예슬]

[자료출처 국세청, 제작 현예슬]

국세청에서 발표한 2017년 월급쟁이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근로자 1774만명의 평균 연봉은 3360만원으로 월 280만원 수준이다. 1억원 이상인 사람도 65만3백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7%를 차지했다. 30대 대기업 평균 연봉은 8300만원으로 한국 직장인 평균 연봉의 2.47배였다. 최하위는 음식 숙박업 종사자로 1400만원에 약간 못 미쳤다.

이것이 한국 근로자의 연봉 실태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연봉을 책정한다면 얼마를 받아야 적당한가. 5000만원, 1억원, 아니면 그 이상을 받아야 할까.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파레토는 전체 인구의 20%가 국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파레토의 법칙’으로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낸다. 이 법칙은 백화점 매출의 80%를 20%의 소수 고객이 창출하고, 회사 일 80%를 유능한 직원 20%가 수행하더라는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백화점에서는 손이 큰 소수의 VIP 고객을 우대하고, 회사는 우수한 직원에게 과감하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핵심 인재가 딴마음을 먹지 않도록 노력한다.

기업 경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80대20’ 법칙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고 한다. 일하는 능력이 비슷하거나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같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몇 배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있으나 마나 하면서 불평은 혼자 다 하는 사람이 어떤 조직에나 있기 마련이다.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는가. 누구나 유능해지고 싶고 또 돈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80대20 법칙은 무조건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한정된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하라는 뜻이다. 불필요한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시간당 가치를 올릴 수 있게 집중하라는 이야기다.

일용직 vs 월급쟁이, 사장 vs 오너

일용직은 하루만 생각하고, 월급쟁이는 월급이나 연봉을 많이 받을 생각만 한다. 사장은 연임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회사의 오너는 기업의 영속적 가치와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민한다. [사진 bigsmile]

일용직은 하루만 생각하고, 월급쟁이는 월급이나 연봉을 많이 받을 생각만 한다. 사장은 연임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회사의 오너는 기업의 영속적 가치와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민한다. [사진 bigsmile]

일용직과 보통 월급쟁이, 사장과 오너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용직은 하루만 생각한다. 보통 월급쟁이는 월급이나 연봉을 많이 받을 생각만 한다. 임기 3년인 사장은 그동안 잘해 연임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회사의 오너는 기업의 영속적 가치와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긴 안목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당신의 안목은 어느 정도인가. 근시안적인 사람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생각한다. 인간관계가 오래 갈 수 없다. 긴 안목을 가진 사람은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좀 손해를 보더라도 신의를 지키려 노력한다. 유심히 지켜보라. 갈수록 잘 되는 사람과 처음에 잘 나가는 듯하다가 끝이 안 좋은 사람의 차이는 딱 하나다. 바로 안목의 차이다.

뭘 말하고 있는가. 잘 되는 사람은 멀리 바라보는 원대한 비전이 있다. 작은 도움에도 감사함을 표시할 줄 알고, 만나는 사람에게 미소를 지을 줄 아는 것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상대를 미래의 인적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이다.

평소에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하루하루가 모여 그 사람 인생이 된다고 한다. 한 사람의 역량이 그 사람 미래를 결정하고 그 국민의 역량이 모여 국력이 된다. 강국과 약소국의 차이는 원대한 꿈을 가진 민족인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안 되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개인이나 국가엔 미래가 없다. 일단 내 책임으로 돌려 성찰할 줄 알고 난관을 용기 있게 극복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주위에 회사 일이 힘들고 상사가 맘에 안 든다며 괜찮은 일터를 뛰쳐나가는 사람이 간혹 있다. 나가서 잘 될까. 안된 경우가 더 많다. 왜 그럴까. 강 건너 멀리 보이는 풍경은 항상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 가보면 여기나 거기나 별 차이가 없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디테일한 실천계획이 없다면 가볍게 행동하면 안 된다. 있는 자리에서 꽃을 피우는 것도 아름답다.

손흥민의 오늘 있게 한 아버지의 긴 안목

손흥민 아버지인 손웅정 씨(왼쪽)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손흥민 아버지인 손웅정 씨(왼쪽)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손흥민의 아버지는 “세상은 그냥 되는 게 없다. 노력과 투자가 없다면 절대 미래가 없다. 재능보다 인성이 먼저”라고 아들을 강하게 훈련시켰다고 한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는 게 낫다고 판단 어린 나이에 독일로 보냈다. 긴 안목에서 아들의 미래를 설계했고 또 성공했다.

혹시 연봉에 불만은 없는가. 내 연봉은 회사 사장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길게 보면 내가 나를 얼마나 경쟁력 있게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즉, 내 몸값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최고의 몸값을 받는 사람으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담금질 해 나가기를 바란다.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aventam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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