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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중소기업 날개 달아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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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래의 삼성전자가 될만한 중소기업을 발굴해 기회를 주려 합니다."

24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교보증권 최명주(사진) 사장은 뚜렷한 색깔이 없던 교보증권을 중소기업 IB(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분야에 특화된 증권사로 바꿔 나가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기업과 같은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2007년까지 IB 분야의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해외채권 발행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30%로 증권사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 또 11개 기업을 상장시켜 IPO(기업공개) 등록 건수에서도 1위를 했다. 지난해 IB 분야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47억원으로 교보증권 전체 수익의 30%에 이른다. 다른 증권사의 IB 부문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 수준이다.

최 사장은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영업에 매달리던 기존 영업행태에서 벗어나 과감히 중소기업 IB라는 '블루오션'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수익성 때문에 IB 업무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은 자본 부족으로 웅크려 있는 중소기업들이 10~20년 뒤에는 삼성전자.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고 최 사장은 주장한다. 최 사장은 이 같은 생각에서 지난해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대전의 대덕밸리와 구미공업단지에 증권회사 중 처음으로 IB연계형 리테일 점포를 신설했다. 또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연구원과 손잡고 '이노비즈 IB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100명 정도인 IB 전문인력을 150명으로 늘리고 조직을 개편해 교보증권을 외국 투자은행과 어깨를 겨루는 IB 전문 금융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기술력은 있지만 금융권이 외면하는 중소기업 1004개를 발굴해 중소기업의 '천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진흙 속에 가려 있는 '진주' 같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교보증권과 함께 커 나가는 길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증권회사 사장으로선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1974년 대구상고를 졸업한 최 사장은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야간대학을 졸업했다. 이어 81년 서울대 경제학 석사, 91년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계명대 교수를 거쳐 보스턴 컨설팅 그룹 금융고문, IBM BCS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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