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기아시대」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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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아산업(남자), 서울신탁은(여자)의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한 농구대잔치 1차 대회는 한국남녀성인농구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음을 입중해준 무대였다.
이 같은 판도변화는 6일 막 오르는 2차 대회에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아산업은 이번 대회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대회 3회 우승의 현대 등 강호들을 잇따라 격침시키면서 8전승으로 우승, 기아전성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기아의 부상으로 그 동안 남자농구계를 양분해온 현대·삼성의 외세는 크게 약화되었다.
기아는 한기범(2m7cm), 김유택(1m97cm) 등 국내 최장신의 더블포스트진을 확보한데다 「컴퓨터 가드」유재학 , 중거리 슛의 명수 강정수, 정덕화, 여기에 전천후 요격수인 허재가 버티고 있어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여자부는 서울 신탁은행이 뛰어난 체력과 스피디한 플레이를 앞세워 전승 우승했다고는 하나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동방생명·국민은·SKC 등이 여전히 호각지세다.
여기에 신예 현대가 패기를 앞세우며 가세하고 있어 가히 춘추전국시대라 할만하다.
○…서울신탁은행의 우승은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스파르타식 강훈을 고집해 온 김재웅 감독과 똘똘 뭉쳐 일궈낸 결실.
지금은 국내 정상급으로 성장했지만 여고시절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무명의 정미경, 김말련, 임애경 등이 주축이며 86농구대잔치에서 종합 3위에 오른 데 이어 87대회에선 준우승, 착실한 전진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받아들인 센터 강선구는 태평양화학이 연고를 포기해 어부지리로 확보한 선수로「공포의 센터」로 급성장, 신탁은 우승의 디딤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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