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포의 마운드' 뒤엔 김동수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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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평균자책점 1위 현대 손승락(0.81), 2위는 현대 장원삼(1.46), 3위 역시 현대의 마이클 캘러웨이(1.82).

원투 펀치가 아니라 트리플 펀치다. 이쯤 되면 '공포의 마운드'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로부터 약체로 평가받은 현대가 프로야구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현대는 19일 수원 홈경기에서 캘러웨이의 호투로 SK를 9-4로 제압해 8연승을 질주하며 1위를 굳게 지켰다.

지난해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인 7위에 그친 현대는 올 시즌에도 에이스 정민태와 제2선발 김수경, 소방수 조용준 등 주력투수들이 줄줄이 다쳐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이 훨훨 날면서 팀 평균자책점 2.93으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0, 2003, 2004년 한국시리즈를 차지할 당시의 막강 마운드가 재건되는 느낌이다.

5월 초 현대가 연승을 거두며 1위로 나서자 선동열 삼성 감독은 "팀이 짜임새는 있지만 1위를 지킬 전력은 아니다. 곧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선 감독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현대의 막강 마운드 뒤에는 노장 포수 김동수(38.사진)가 버티고 있다. 현역 최고령 타자인 김동수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96타석에 83타수 27안타(0.325), 12득점, 2홈런, 12타점을 올리면서 공격과 수비를 이끌고 있다. 규정 타석(102타석)만 채울 경우 타격 5위에 해당하는 맹활약이다.

현대 투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 때 "포수의 리드대로 던졌을 뿐"이라며 한결같이 김동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17년간 활약하면서 타자들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 김동수의 리드가 나이 어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두산은 잠실 홈에서 7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기록한 선발 박명환의 호투로 한화를 1-0으로 꺾었다.

한편 이날 벌어질 예정이던 롯데-삼성의 부산경기와 KIA-LG의 광주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또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도호쿠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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