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 펀치가 아니라 트리플 펀치다. 이쯤 되면 '공포의 마운드'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로부터 약체로 평가받은 현대가 프로야구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현대는 19일 수원 홈경기에서 캘러웨이의 호투로 SK를 9-4로 제압해 8연승을 질주하며 1위를 굳게 지켰다.
지난해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인 7위에 그친 현대는 올 시즌에도 에이스 정민태와 제2선발 김수경, 소방수 조용준 등 주력투수들이 줄줄이 다쳐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이 훨훨 날면서 팀 평균자책점 2.93으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0, 2003, 2004년 한국시리즈를 차지할 당시의 막강 마운드가 재건되는 느낌이다.
5월 초 현대가 연승을 거두며 1위로 나서자 선동열 삼성 감독은 "팀이 짜임새는 있지만 1위를 지킬 전력은 아니다. 곧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선 감독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현대의 막강 마운드 뒤에는 노장 포수 김동수(38.사진)가 버티고 있다. 현역 최고령 타자인 김동수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96타석에 83타수 27안타(0.325), 12득점, 2홈런, 12타점을 올리면서 공격과 수비를 이끌고 있다. 규정 타석(102타석)만 채울 경우 타격 5위에 해당하는 맹활약이다.
현대 투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 때 "포수의 리드대로 던졌을 뿐"이라며 한결같이 김동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17년간 활약하면서 타자들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 김동수의 리드가 나이 어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두산은 잠실 홈에서 7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기록한 선발 박명환의 호투로 한화를 1-0으로 꺾었다.
한편 이날 벌어질 예정이던 롯데-삼성의 부산경기와 KIA-LG의 광주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또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도호쿠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성백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