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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판 도보다리회담' 김정은 공들인 과학자거리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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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유명 관광지와 전통 음식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27회담 이후 ‘냉면 외교’ 주목 #여명거리 등 마천루 들어선 신시가지 #경제 성과 보여주기 위해 참관할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방북 이틀째인 19일 옥류관에서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옥류관은 평양 대동강 인근에 위치한 고급 식당으로, 대표 메뉴로는 평양냉면과 온면, 게사니구이(거위고기) 등이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지난 7월 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북측 봉사원이 평양냉면을 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7월 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북측 봉사원이 평양냉면을 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행정보 공유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는 옥류관을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후기가 올라와 있다. 한 영국인 관광객은 “한국 최고의 냉면”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으로 냉면의 팬(fan)들이 최고(top notch)로 치는 곳”이라는 평을 남겼다.

여행 정보 공유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온 평양 옥류관 식사 후기. 한 영국인 관광객은 이 곳을 '한국 최고의 냉면집'으로 소개했다. [사진 트립어드바이저]

여행 정보 공유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온 평양 옥류관 식사 후기. 한 영국인 관광객은 이 곳을 '한국 최고의 냉면집'으로 소개했다. [사진 트립어드바이저]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곳에서 만든 평양냉면이 만찬메뉴로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대통령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NN 등 외신에서는 이를 '냉면 외교(noodle diplomacy)‘로 소개했고, 회담 당일 평양냉면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둘째날 오찬 이후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한다.
참관 후보지로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새롭게 조성된 여명거리나 미래과학자거리 등이 꼽힌다.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책공대의 과학자들을 위한 고급 주거 단지로 50층에 달하는 마천루 밀집 지역이다. 대형 마트와 4D 영화관, 과학 기술 전당 등이 늘어서 있으며 북한이 가장 내세우고 싶은 지역인 만큼 ‘제 2의 도보다리회담’ 장소로 점쳐지기도 한다.
여명거리는 금수산태양궁전과 영생탑을 잇는 90만㎡ 면적의 신시가지다. 미래과학자거리와 마찬가지로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다.

2016년 착공해 1년 만에 완공된 평양 여명거리의 모습.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적힌 영생탑 뒤로 초고층 살림집(아파트)이 보인다. [중앙포토]

2016년 착공해 1년 만에 완공된 평양 여명거리의 모습.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적힌 영생탑 뒤로 초고층 살림집(아파트)이 보인다. [중앙포토]

평양의 대표적 고급 호텔인 ‘고려호텔’에는 국내외 취재진을 위한 프레스센터가 꾸려졌다. 지상 45층, 143m 높이의 쌍둥이 빌딩으로 500여 개의 객실 갖춘 고려호텔은 2000년 초반까지 남북이산가족상봉 지정 행사장으로 기능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선발대가 도착한 16일 오후 선발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앞에 생중계를 위한 한국 방송 위성 중계차량이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선발대가 도착한 16일 오후 선발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앞에 생중계를 위한 한국 방송 위성 중계차량이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트위터 등에서는 ▶옥류관 서울 지점 개설▶대동강 캔맥주 편의점 판매▶개마고원 락 페스티벌 개최 등을 요청하는 트윗이 쏟아졌다. 정상회담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사가 북한의 평양냉면과 맥주, 관광지 등으로 번져나간 것이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내용이 생중계되는 만큼, 평양 시내의 모습과 주요 시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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