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주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담을 전후해 관련 종목 주가가 쉽게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전의 열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혜 대상 종목들 별 움직임 없어 #‘급등 후 급락’ 학습효과 때문인 듯
대표적 경협주인 현대건설 주가는 17일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5%) 오르는 데 그치면서 6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GS건설(0.19%), 쌍용양회(-1.05%), 아세아시멘트(-2.36%) 등 다른 건설·토목 업종 주가도 소폭 오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건설주는 남북 경제 교류가 가능해지면 북한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공사가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 때문에 그동안 대표적인 남북 경협 수혜주로 주목받아왔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주가 흐름도 비슷했다. 제이에스티나(0.38%), 좋은사람들(-0.67%), 신원(0.2%) 등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대표적 철도 관련 종목인 현대로템의 상승 폭도 0.16%에 그쳤다. 그나마 대아티아이(3.71%), 푸른기술(7.57%) 등 철도 관련 코스닥 종목의 주가 상승 폭이 다른 남북 경협주에 비해 두드러지는 정도였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학습 효과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기대보다 북한 비핵화, 남북 경협 협상 등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회담을 전후해 주가가 치솟았다가 다시 급락하는 걸 몇 번 경험한 투자자로선 남북 경협주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많이 올랐다’는 시장의 평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2000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호재를 갉아먹은 측면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협주 대부분이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재산업이라 이날 상승 폭이 제한된 것 같다”며 “이제 경협주는 비핵화나 남북 경협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진전되느냐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단순히 회담이 열린다는 것만으로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