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하나 바꿨을 뿐인데 … 작은 인테리어 센스가 새집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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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깔끔한 벽지에 안락한 소파가 놓인 거실, 우아하게 와인을 마시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욕실, 서 있기만 해도 요리가 하고 싶어지는 깨끗한 주방…'. TV 드라마나 잡지에 나오는 집 안 모습이다. 누구나 그런 인테리어를 꿈꾸지만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모두 뜯어고치자니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 비용도 문제다. 그러나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인테리어 자재 브랜드 지인(Z:IN)의 송현희 디자이너는 "집 안의 작은 부분 하나만 바꿔도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싱크대 상판만 바꿔도 새 느낌=주부들이 가장 바꾸고 싶어하는 공간은 주방이다. 음식물.습기에 오염돼 주방이 더럽혀져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싱크대 상판만 바꿔도 칙칙한 느낌을 없앨 수 있다. 요즘은 싱크대 상판으로 대리석이 인기다. 물론 고급스럽고 오래 쓸 수 있는 천연 대리석이 좋겠으나 값이 부담스럽다면 인조대리석도 괜찮다. 보통 가로 1m에(세로 70㎝ 기준) 21만~22만원 한다. 딥 브라운, 다크 그레이 등 전체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색상을 택할 수 있다.

싱크대 문짝만 교체할 수도 있다. 원목 재질의 경우 한 짝에 7만~8만원 정도. 자외선을 순간적으로 쪼여 건조시킨 'UV도장'제품은 이보다 저렴한 3만~6만원 선이다. 은은한 광택이 돌면서 튼튼하고 청소하기도 쉽다. 인테리어 필름지를 사다가 문짝에 붙여도 된다. 보통 m당 1만~1만2000원. 민무늬부터 원목.메탈.가죽 느낌이 드는 것까지 다양하다.

주방 벽면에 타일을 붙이기도 한다. 국산은 평당 4만~8만원, 수입산은 평당 10만~15만원 한다. 서울 을지로 타일도기 상가(3호선 을지로3가역)나 논현동 건축자재 골목(7호선 학동역 근처)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살 수 있다.

◆벽돌로 아늑한 거실 연출=거실을 가장 낡아 보이게 하는 게 바로 벽지다. 아무리 새 가구를 들여와도 벽지가 지저분하면 산뜻한 느낌을 낼 수 없다. 지난해 유행했던 꽃무늬 패턴의 화려한 벽지에 이어 올해엔 오리엔탈풍이나 자연을 모티브로 한 패턴의 벽지가 인기다. 보통 인건비가 12만원 정도 하는데 부분 도배만 할 거라면 직접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다. 국산 벽지는 1롤에 5만원대, 수입산은 5만~50만원으로 다양하다. 국산은 1롤을 가지고 5평 정도를 붙일 수 있으나 수입산으론 1.6평 정도밖에 붙일 수 없다. 요즘 아늑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파벽돌'(무게와 두께를 줄인 인테리어용 벽돌)을 쓰는 경우가 많다. 벽지를 떼어낸 뒤 벽면 전체에 전용 접착제를 바르고, 자로 잰 뒤 연필로 그린 밑그림에 따라 위에서부터 하나씩 붙이면 된다. 벽돌 간 간격은 1.3㎝가 적당하며 벽돌용 '백시멘트'로 빈 공간을 채우면 된다. 벽돌 끝에 장식용 몰딩을 하면 더 깔끔한 느낌이 난다. 천장에 간접 조명을 하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서구식 건식 욕실로 새 분위기=요즘은 바닥에 타일 대신 나무를 까는 '건식(乾式)' 욕실을 만들려는 집이 꽤 있다. '탕'보다는 '샤워' 위주의 전형적인 서구식 욕실이다. 바닥에 물이 튀지 않으므로 실내 청결을 유지하면서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 바닥에는 뒤틀리지 않도록 약품 처리를 한 방부목을 깐 뒤 그 위에 방수 페인트를 칠한다. 욕실 벽에 거실에 쓰는 일반 벽지를 바르기도 한다. 다만 방수 코팅을 해줘야 한다. 욕실 전용 벽지도 시중에 나와 있다. 샤워 공간은 보통 바닥보다 5㎝ 정도 낮게 만들어 물이 나무 바닥까지 튀지 않게 해야 한다. 샤워 부스는 미닫이.여닫이.접이 등의 문을 단 '도어형'과 유리 패널로 된 칸막이의 '파티션형' 두 종류가 있다. 도어형은 55만~70만원, 파티션형은 30만~35만원이 드는데 욕실이 넓지 않은 경우 파티션형으로 많이 개조한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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