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문대통령, 북핵폐기 진전 실패땐 더 큰 어려움 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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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은 두 불안한 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한번 시험할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집값과 실업률 때문에 곤두박질 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양 정상회담 앞두고 '文의 도전' 분석 #“김정은-트럼프 간극 메울 능력 시험대” #"문, 북미 대화 중재자 쉽지만은 않을 것"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지난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지난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이렇게 보도했다. 18~20일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통해서다. 미국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답을 받아내야 하는 중재자로서 북ㆍ미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을 타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평양에서의 상황은 문 대통령에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연내 평화협정 전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비틀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핵무기 협상을 살려내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차 정상회담 당시인 지난 4월 27일 오전 판문점 광장에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차 정상회담 당시인 지난 4월 27일 오전 판문점 광장에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다소 흔하지 않고 대담하며 창의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도록 설득할 것이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문제를 국내의 정치적 인기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이는 한국 대통령으로서 마땅한 의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전날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 대한 전쟁의 두려움을 감소시켰고, 5월 2차 남북정상회담이 북ㆍ미 정상회담 성사를 견인했다면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가장 거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 북ㆍ미 간 비핵화 관련 모호한 합의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내용을 끌어냄으로써 북ㆍ미 대화를 본궤도에 올려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노동당 본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정 의장이 접견실을 나서며 김 위원장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노동당 본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정 의장이 접견실을 나서며 김 위원장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AP는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내에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ㆍ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을 뚫는 데 도움이 될지를 놓고 여론이 나뉜다”고 썼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 종전선언과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내역 제출을 ‘동시에’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WSJ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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