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은 두 불안한 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한번 시험할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집값과 실업률 때문에 곤두박질 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양 정상회담 앞두고 '文의 도전' 분석 #“김정은-트럼프 간극 메울 능력 시험대” #"문, 북미 대화 중재자 쉽지만은 않을 것" #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이렇게 보도했다. 18~20일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통해서다. 미국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답을 받아내야 하는 중재자로서 북ㆍ미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을 타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평양에서의 상황은 문 대통령에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연내 평화협정 전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비틀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핵무기 협상을 살려내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다소 흔하지 않고 대담하며 창의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도록 설득할 것이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문제를 국내의 정치적 인기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이는 한국 대통령으로서 마땅한 의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전날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 대한 전쟁의 두려움을 감소시켰고, 5월 2차 남북정상회담이 북ㆍ미 정상회담 성사를 견인했다면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가장 거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 북ㆍ미 간 비핵화 관련 모호한 합의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내용을 끌어냄으로써 북ㆍ미 대화를 본궤도에 올려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AP는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내에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ㆍ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을 뚫는 데 도움이 될지를 놓고 여론이 나뉜다”고 썼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 종전선언과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내역 제출을 ‘동시에’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WSJ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