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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1월 한국 떠나는 브룩스 연합사령관 “종전선언 관련 미국 지침 받은 것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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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지난달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지난달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본국에서 어떤 지침도 받은 게 없다”고 답변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 14일 한ㆍ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최한 한ㆍ미동맹 만찬 행사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남북이 종전선언을 할 경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만약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유엔사의 역할이 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무 것도 변하는 게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정전 상황을 책임지는 유엔사의 임무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브룩스 사령관은 연내 한국을 떠난다. 브룩스 사령관의 후임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육군 대장이다. 한 소식통은 “미국 상원군사위원회는 에이브럼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을 25일(현지시간) 잡았다”며 “의회 청문회의 절차는 1달 이상 걸리는 만큼 에이브럼스 후보자는 11월께 한국에 부임해 브룩스 사령관과 교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임무 달라지는 것 없을 것” #“한국어 좀 알아” 애국가 4절 완창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웹사이트에 올라온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 [화면캡처]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웹사이트에 올라온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 [화면캡처]

남북이 종전선언을 하면 유엔군사령부는 어떻게 변하나.

“아무것도 변한 게 없을 것이다.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유엔사의 임무는 그대로다. 종전선언 이후에도 탱크와 포가 당장 없어지는 건 아니잖나.”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은

“어떤 지침(instruction)도 받은 게 없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걸 봤다. 한국어를 할 줄 아나.

“한국어를 공부했다. 많이는 아니고 조금 할 줄 안다. 그리고 한글을 읽을 줄 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름과 소속이 적힌 기자의 한글 명찰을 보더니 또박또박 한글로 읽었다. 브룩스 사령관은 각종 행사에서 한국어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걸로 유명하다. 이날 만찬 건배사를 하면서 한국어로 “저는 한ㆍ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대장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브룩스 사령관에겐 한국 근무가 군복을 입은 마지막 복무가 될 수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브룩스 사령관은 전역 신청서도 냈다. 떠나는 그는 건배사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을 언급하며 “1년 전만 하더라도 다들 우려했고 불확신을 가졌다”며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되고 무슨 결과를 낳을지 우려하고 불확신을 가진다”고 반복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확신의 시대엔 믿고 의지할 게 필요하다. 이 자리에 모든 분들은 그게 뭔지 알 것이다. 한ㆍ미동맹이다”라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ㆍ미동맹을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나해 3월 판문점을 방문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 한 북한군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나해 3월 판문점을 방문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 한 북한군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브룩스 사령관은 2016년 11월 한미동맹친선협회로부터 ‘박유종’이라는 한글 이름을 받았다. 성인 ‘박(朴)’은 브룩스의 ‘ㅂ’에서 땄으며, ‘유(侑)’는 윗사람으로부터는 신망을 얻고 통솔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를, ‘종(鐘)’은 개성이 강하고 총명하며 수완이 좋다는 뜻을 각각 담았다. 그를 잘 아는 전직 한국군 장성은 “브룩스는 박유종이라는 이름을 너무 좋아한다. 외부 행사에서 자주 “안녕하세요, 저는 박유종 장군입니다”라고 인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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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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