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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한쪽선 “성장통” 다른 쪽선 “유연 대처” 말 다른 이유가…문 대통령 ‘격노’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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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 8월 고용 동향

통계청 발표 8월 고용 동향

‘고용쇼크’에 가까운 ‘8월 고용 동향’이 발표되자 12일 청와대에선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는 말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서로 다른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국민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 굉장히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있다”는 말도 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속도 조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청와대 반응이 나온 건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갈등설이 또다시 번지게 될 것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청와대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김 부총리의 상황 인식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목소리 낼 것을 강조한 뒤에도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충돌하는 모습이 반복된 데 대해 격노한 적 있다”며 “그래서 정부와 한목소리를 내는데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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