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품' 있어야 발명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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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찜질방용 모자와 팬티 세트인 '트리캡'을 발명한 황지경 사장.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재료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황 사장은 "원단을 찾아 2개월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동대문시장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형 공기청정기를 발명한 이길순 사장은 "청계천 공구상가를 워낙 많이 다녀 거기서 파는 웬만한 기계는 거의 다 안다"고 말했다.

㈜한경희스팀청소의 한 사장은 1998년 말부터 3 ~ 4개월 동안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00개 이상의 가전업체 할인점.전자상가 등을 돌아다녔다. 소비자의 기호와 유사 제품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황 사장도 "디자인.기능 등이 각각 다른 제품을 만들기 위해 1500개의 모자를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품을 만드는 데 기계.전기 등에 대한 전문지식도 여성 발명가들을 괴롭히는 요소다. 이들은 "인터넷 검색과 유사 업체 종사자를 통해 물어물어 전문가를 찾아내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제품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유통망 확보는 제품 개발보다 더 어렵다. 이길순 사장은 "관련 업계에 최소한 1~2년간 일하면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확보한 뒤 사업을 시작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희자 사장은 "좋은 제품이다 싶으면 대기업들이 금방 유사 제품을 만들어 낸다"며 "특허 관련 전문가나 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유사 제품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여성발명협회 한미영 회장은 "사업체를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주부 발명가는 관련 사업체에 지적재산권을 판매하는 방법을 권할 만하다"고 알려줬다.

바람에 날리지 않는 모자를 발명한 주부 전용진씨는 99년 기술 판매료로 1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지적재산권 판매나 특허출원, 발명 노하우 개발 등은 특허청(02-568-8155)이나 한국여성발명협회(02-538-2710)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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