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끄러온 소방관에게 다가가 살포시 안긴 '외로운' 사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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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에 안긴 사슴 [Jan Giesbrecht 페이스북=연합뉴스]

소방관에 안긴 사슴 [Jan Giesbrecht 페이스북=연합뉴스]

캐나다 북서부의 한 호숫가 근처에 사는 '외로운' 사슴이 화제다.

이 사슴은 도로에서 만난 인근의 소방관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가 안기는 모습을 보였다.

3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산불을 끄고 지역 소방서로 향하던 소방관들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번스호수 근처 도로 위에서 사슴 한 마리를 목격했다.

호숫가 주변을 배회하던 사슴을 발견한 소방관들은 타고 있던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자 사슴은 소방관들 사이로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한 소방관 옆으로 다가가 몸을 기댔다.

소방관이 팔을 벌려 안아주자, 사슴은 미동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버스 운전사 얀 기스브렉트의 카메라에 포착된 당시 상황은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얀 기스브렉트는 "평소에도 근처 호숫가에서 자주 보이던 사슴"이라며 "외로움을 타는지, 사람들의 관심을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사슴이 소방관들이 타고 있던 버스 계단을 올라와 버스 안쪽을 들여다보는 모습도 담겼다.

이 사슴은 소방관들이 탄 버스가 떠나자 한동안 버스를 따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SNS을 통해 사연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도 사슴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 사슴을 알고 있다는 지역 주민은 "사람에게 제일 친절한 사슴"이라며 "마치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라와서 손을 핥기도 한다. 너무 사람을 잘 따라 처음에는 불안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사슴은 다른 인근 주민이 손수 젖병을 물려 키웠다. 그래서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는 지난 6월부터 산불이 연이어 발생해 삼림 1만3000여㎢가 소실됐다.

이에 당국은 사슴이 거주하는 호숫가와 인근 산은 불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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