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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 깨운 김학범의 한 마디 “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건 못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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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회 2연패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성원해 준 축구팬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를 2위로 통과하며 초반에 살짝 흔들렸지만, 토너먼트 진출 이후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일본 등 만만찮은 상대들을 연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2연패와 더불어 통산 5회 우승을 이뤄 이란(4회)을 제치고 통산 최다 우승 기록 보유국이 됐다.

김 감독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4-3승)을 꼽았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른 가장 중요한 승부였다”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를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가다 2-3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도전한 끝에 4-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가운데)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 받는 김학범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가운데)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 받는 김학범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둔 일화도 소개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불러모아놓고 ‘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건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선수들의 투혼을 일깨웠다”면서 “건전한 자극을 받은 우리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했다.

선수단의 리더이자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맡은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 조현우(대구)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이번 대회만큼 고생한 적이 없을 것”이라면서 “각자가 자기 몫 이상으로, 두 세 명분의 역할을 해줬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축구대표팀을 이끌 김 감독은 “아직까지 2년 뒤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K리그 붐을 일으키고, 좋은 경기로 많은 팬들이 축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인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귀국한 남자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인천공항에서 귀국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귀국한 남자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인천공항에서 귀국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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