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국의 아이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1일 (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미망인 신디 매케인과 딸 메건, 106세 노령의 모친 로버타 매캐인 등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2시간 35분간 진행된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정치권 인사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이날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무슈너 부부가 대신했다.
베트남 전쟁 포로 '감방 동기'인 샘 존슨(공화·텍사스) 하원의원도 ‘전우’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거행된 고 매케인 의원의 장례식에서 유족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른 딸 메건은 연신 울먹이며 눈물을 흘렸다.
추모사에서 매케인의 딸 메건은 "위대한 전사', "위대한 아버지'라며 그의 부친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아버지는 밝게 타오른 위대한 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뼈있는 말을 쏟아냈다.
메건은 "우리는 그가 기꺼이 치렀던 희생의 근처에는 결코 가지 못할 사람들의 싸구려 레토릭(수사)도, 그분이 고통받고 봉사하는 동안 안락과 특권을 누리며 살아온 기회주의자의 전유물도 아닌, 미국인의 위대함과 참된 것을 떠나보내는 것을 애도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어 조사에 나선 부시는 2000년 대선 당시를 회고하며 "그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나는 '존 매케인과의 우정'이라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케인 의원을 '용기와 품격의 결합'이라고 칭송하며 "나라를 위해 가치가 없다고 믿는 정책과 관행들에 정면으로 맞섰으며 권부에 있는 이들의 면전에서 '미국은 이보다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권력의 남용을 혐오했으며 편견이 심한 사람들과 으스대는 폭군들을 견디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목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매케인 의원의 '진실과 민주적 가치에 대한 헌신에 조의를 표하면서 국익을 위한 초당파적 정치적 삶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의 본을 따르는 것이 그를 가장 잘 기리는 방법"이라며 대선에서 가장 품격있는 경쟁을 보였던 존 매케인을 '맞수'로 만났던 자신과 부시 전 대통령이 "행운아' 였다고 회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개정 협상과 관련한 '폭풍 트윗'을 날린 채 평소 주말처럼 골프장으로 행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 장례식이 방송에 중계되는 동안 흰색 폴로셔츠와 야구 모자 차림으로 백악관을 떠나 자신이 소유한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의 '트럼프 내셔널골프콜럽으로 향했다.
트럼프의 골프장 앞 도로에는 10여명의 시위대가 '아기 트럼프' 풍선을 띄우고 "트럼프는 매케인과 비교할 수 없다","거짓말쟁이, 반역죄 탄핵 등 피켓 시위를 벌였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