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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베트남전 앞두고 “형이 한마디만 할게. 독기를 품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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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29일 베트남과 4강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KFA TV 캡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29일 베트남과 4강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KFA TV 캡처]

“형이 한마디만 할게. 독기를 품자.”

한국축구 에이스 손흥민(26 토트넘)이 베트남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독려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0일 KFA TV를 통해 이 장면을 전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지난 29일 베트남과 4강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동그랗게 모은 뒤 어깨동무를 했다.

손흥민은 “형이 한 마디만 할게. 어떤 팀이 됐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기는거야. 뭔말인지 알겠지”라고 운을 뗐다. 목소리는 마치 전쟁을 앞둔 것처럼 비장했다.

이어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누가 됐든 도와줘야해. 경기 뛰는 사람, 안 뛰는 사람, 뭐든지 하나가 되는거야. 오케이”라며“몸 풀때 집중해. 눈 크게 뜨고. 독기를 품자고, 독기를.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이에 선수들은 “악!”이라고 구호를 외치며 전의를 불태웠다.

손흥민은 베트남전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8분 날카로운 패스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추가 골을 어시스트하며 3-1 승리와 함께 결승행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출전해 주장완장을 찼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약체 말레이시아에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헌신적인 리더’ 손흥민의 리더십 덕분에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손흥민은 키르기스스탄과 3차전에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란과의 16강전 후반 김진야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자 “내가 수비로 내려갈게”라고 말한 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해결사가 아니라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학범 감독도 “손흥민은 정신적 지주이자 팀을 이끄는 중요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2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한국 첫 골을 넣은 이승우가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2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한국 첫 골을 넣은 이승우가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손흥민은 인생 경기를 앞두고 있다. 9월1일 오후 8시30분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만 26세 손흥민은 이번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을 받고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

손흥민은 “뒤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까지 슬픈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이제 정말 대한민국에 기쁜 뉴스를 전해드리고 싶다. 여기까지 와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바보다. 정말 간절하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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