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박정희·이승만 묘역 첫 참배 … 김병준 만나 “노무현 때처럼 해보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분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27일 “대통령님 난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난 화분을 받았다. 난을 들고 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때 이해찬 후보의 비서실장이었다. 이 대표는 한 수석에게 “당·청 간 소통을 잘해서 개혁입법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한 수석은 “실질적인 협치가 될 수 있도록 잘 역할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답했다.

대표 취임 첫날부터 협치 행보 #야당 원내대표까지 릴레이 예방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동 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물론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했다. 이 대표가 박·이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건 처음이다. 현충원 방명록엔 “나라다운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이라고 적었다. 전날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지지 성향을 보인 인터넷 매체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도 “댓글도 새겨듣겠다”는 감사 인사를 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례적으로 야당 원내대표까지 예방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낮은 자세로 야당과 협치해서 입법과 남북관계 지원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하는 국회를 위해 여야 5당 대표 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에게도 “예전에 청와대에 계실 때처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고 했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함께 일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인 경제정책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른데 그런 점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 싶다”고 화답했다.

첫 공식 회의에서 이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 불출석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씨가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공판에 불출석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희·하준호 기자 amator@joongang.co.kr